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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나쁠까

#14

by 레빗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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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나쁠까? #1.


엘리자베스 홈즈는 테라노스라는 기업을 만든 인물이다. 과거 그의 얼굴이 어떤 잡지 표지에 등장한 적이 있다. 금발에 큰 눈을 가진 여성이었는데, 무척 신비롭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니! 당연히 전 세계가 주목할만한 인물이었다. 수많은 인터뷰를 했고, 그에 대한 특집기사가 많이 업데이트되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여성 CEO로 꽤나 유명세를 보여줬던 그는 몇 년 후 사기죄로 재판을 받게 된다. 기업 테라노스 역시 가치가 0달러로 떨어져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온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또 성공한 여성으로서 다른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그는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있었을까.


시리즈 <드롭아웃> 은 엘리자베스 홈즈(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대학교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성공에 대한 욕구가 무척 강했던 그가 생명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측정기기를 개발하는 과정이 초반부에 펼쳐진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엘리자베스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고, 남들과는 조금 더 구체적인 기기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러니까 화면상에서 보이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특별할 게 없었다는 의미다. 빠르게 성공하겠다는 그 집념이 꽤나 좋아 보였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다른 교수와 논의하는 등 도전하는 모습도 꽤나 멋져 보였다.


결국 그는 스탠퍼드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스티브 잡스도, 빌 게이츠도 일찍 대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했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의 중퇴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사업을 차리고 시뮬레이션 기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절박해 보였다. 꼭 성공해야겠다는,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그 욕구는 그에게 빨리 목표를 달성하라고 재촉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이 지나고 투자자를 만들어가는 그의 얼굴은 조금씩 바뀐다. 눈은 더 부릅뜨고 목소리는 저음톤으로 바꾼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 비공식 남자친구 서니를 회사로 불러 COO 직책을 맡긴다. 테라노스라는 기업이 번듯한 모습이 되고 많은 투자자가 생겼을 때도 엘리자베스는 사실 가진 게 없었다. 시제품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과도하게 업무영역이 분리되었다. 그때부터 화면 속에서 보이는 엘리자베스의 눈은 텅 비어 보였다.


그는 실제로 수백 가지의 질병을 단 몇 방울의 피로 파악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개발하려고 했지만 그런 기술이 쉽게 만들어질 리 없다. 시리즈의 후반부는 그의 아무것도 없음이 어렵게 밝혀지는 과정이 나온다. 그럼 엘리자베스는 좋은 사업가 능력이 있을까? 이렇게 물어본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애플티브이의 시리즈 <우린 폭망 했다>에서 위워크 창립자 애덤도 어찌 보면 비슷한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애덤 역시 자신의 구상을 말과 자신감으로 밀어붙여 투자자를 설득한다. 그렇게 확보한 투자금으로 실제 공유 오피스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무척 얄미운 인물이고 과장이 심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사업적 모델을 실현시켰다. 그것이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인지와는 별개로 그의 사업은 실제 존재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사업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기술도 개발되지 못했다. 그가 투자자를 설득할 때 설명했던 기술은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고 근시일 내에 실현될 가능성도 적었다.


또한 애덤과 엘리자베스 모두 자신이 만든 회사의 직원들에게 소홀히 대했다. 파티 같은 행사를 많이 열면서 달랬지만 애덤은 급여나 대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고 엘리자베스는 기술이 없다는 것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위험한 인물을 그만두게 하고 복잡한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하게 했다. 그리고 모든 회사 내 소통을 중단시켜 버렸다. 두 인물 모두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이 더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직원을 대상으로 법적인 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무척 방어적이었지만 직원들에게는 공포스러웠다. 어쩌면 애초에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애덤이 하나의 얼굴로 자신을 부풀리며 드러내는 인물이었다면 엘리자베스는 필요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활동했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엘리자베스는 다른 태도로 관계를 만들어갔다. 그러니까, 그 관계 자체도 거짓으로 임한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뻗어나갔을 때, 다시 잡지에 실린 실제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봤다. 처음엔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 큰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만이 소중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일부러 낮춘 저음의 목소리도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지고, 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던 강의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시리즈의 주연 배우는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실제 엘리자베스 홈즈 처럼 점점 텅 빈 눈빛이 되어가는 모습을 정말 잘 보여준다. 엘리자베스는 실제로 데라노스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출산까지 했다. 그는 재판을 받고 있다. 시리즈의 맨 마지막 테라노스 법률 담당자의 질문을 나도 하고 싶어졌다. 수많은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아무 죄책감이 없는지 말이다.


#. 실제 엘리자베스 홈즈의 모습과 사건개요


https://ko.wikipedia.org/wiki/%EC%97%98%EB%A6%AC%EC%9E%90%EB%B2%A0%EC%8A%A4_%ED%99%88%EC%A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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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나쁠까? #2.


우린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 극장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를 늘 기다리지만 생각보다 그런 영화가 많지 않다. 어떤 영화는 너무 신파로 흘러가고, 어떤 영화는 지루하다. 주로 한 여름에 많이 개봉하는 블럭버스터 영화들은, 아마도 그래서 더 관객들이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도 그런 기대작들이 계속 있었다. 그런데 그저 통쾌하고 뒤끝이 없는 오락영화는 많이 없었다. 어떤 영화는 악역이 약했고, 많은 영화들이 신파를 넣어 관객의 눈물을 훔치려고 했다. 그중에서 성공한 영화는 손에 꼽는다. 그런데 완전한 오락영화로 만들어졌고 꽤 성공한 영화가 있다.


영화 <범죄도시>는 그렇게 기대받지 않았던 영화다. 이 영화에는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주인공을 맡았다. 엄청난 펀치를 날리면서 악당을 잡는다. 1편의 악당은 장첸(윤계상)이었다. 완전한 악당. 장첸의 이전 사연은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행하는 무자비한 악행이 영상에 담기면서 그가 얼마나 나쁜 인물인지 보여준다. 그렇게 두 인물이 대비된다. 착한 경찰과 나쁜 악당. 이 단순한 구도에 마형사의 주먹을 추가한 이 영화는 꽤 긴장감 있고 통쾌하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모두가 진짜는 아니다. 하지만 마형사와 장첸이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만나게 될 때 느껴지는 긴장감은 엄청나다.


<범죄도시 2>의 악당은 강해상(손석구)이다. 장첸과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더 파워풀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다. 이 악당의 이전 이야기도 보이지 않는다. 1편과 마찬가지로 무자비한 살인과 악행을 보여줄 뿐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두 인물은 영화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며 결국 만나게 된다. 둘의 마지막 대결도 굉장히 파워풀하다. 모든 에너지를 상대방에게 쏟아내듯 엄청난 타격전이 벌어진다. 이 대결을 보고 있자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집중해서 보게 되는 건 악당의 존재 때문이다. 장첸과 강해상은 순수한 악의 존재다. 장첸이 차가운 이미지를 보여주며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였다면, 강해상은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에너지를 급격히 분출하는 캐릭터다. 도끼나 마체테 같은 칼을 휘두르며 많은 사람들을 쓰러뜨린다. 그들이 가진 악의 에너지는 영화의 절반을 차지한다. 악의 에너지와 선의 에너지가 서로 부딪히는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주 단순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장첸이 더 강할까. 강해상이 더 강할까. 관객이 이런 질문을 한다는 건, 이 시리즈가 성공했다는 뜻이다. 주인공인 마형사의 강력함은 예외로 두고 시리즈 내의 악당들을 비교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리즈 안의 악당이 매력적이고 강렬했다는 의미다.


인상에 더 남는 건 장첸이다. 장발의 이미지나 연변 사투리가 독특한 인상을 준다. 그런데 강해상은 좀 더 순수에 가까운 악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돈을 독차지하려는 그에게 동료라는 것도 의미가 없다. 그저 자신의 목적을 채우고 자신을 죽으려던 사람을 죽이기 위해 행동한다. 그래서 영화의 긴장감을 더 높이는 건 강해상의 존재다. 그래서 이번 <범죄도시 2>가 더 긴장감이 느껴진다. 영화 전반에 강해상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 마형사와 강해상이 대결을 벌일 땐 주변의 모든 것이 파괴될 것처럼 느껴진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악당들은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영화에서 힘이 없을 때의 모습이 없고, 약한 모습이 나오지도 않는다. 그저 기능적으로 영화적 긴장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무척 잘 사용되고 있는 캐릭터다. 형사와 악당 캐릭터에 엄청난 에너지를 부여하고 그 에너지가 맞부딪힐 때의 폭발적인 느낌을 영화는 무척 잘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시리즈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는 어떤 악당이 등장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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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쁜 놈은 여기 있다


온라인 세계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넷스케이프나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사이트의 모습이 뜨는 걸 기다리는 시간은 꽤 길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사이트든 즉각적으로 접속이 가능하다. 그만큼 인터넷의 속도는 빨라졌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편리함이 높아졌다. 빠르고 편리해진 만큼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이 커졌다.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접했던 다양한 범죄들은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더 잔인해지고 복잡해졌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피싱사이트에 걸리고,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심어지기도 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영상이나 사진 등 다양한 자료가 온라인 공간 어딘가 남게 된다는 것은 사실 잊기 쉬운 사실이다. 그것이 온라인의 어느 공간에 나만 볼 수 있게 남겨진다면 편리하겠지만 한 순간에 그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수 있다.


온라인 범죄의 가장 극악한 형태를 보여준 것이 몇 년 전에 있었던 N번방 사건일 것이다. 여성, 그것도 미성년자를 중심으로 자행된 범행은 무척 잔인했고 분노를 불러왔다. 그 사건이 사회에 드러나고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에 담겼다.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n번방' 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영화의 재생 버튼을 눌렀고, 영화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기자의 취재로부터 시작된 그 악마들의 행태는 신문지 상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미디어 매체로 넘어와서야 비로소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들이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행했던 여러 엽기적인 행태는 다시 봐도 너무나 역겨웠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피해자들에게 시키고 있었다.


갓갓, 박사 등 뉴스에서 수도 없이 들었던 이들의 행태는 무척 역겨웠고, 잡히지 않을 거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 당시 기자와 주고받았던 메시지는 꽤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괴상한 사진을 찍으라고 요청했던 그들의 행태는 분노를 불러왔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자신이 잡힐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던 것 같다. 실제로 텔레그램의 특성상 그들을 잡는 것이 어려울 거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흔적은 경찰에 의해 밝혀졌고 결국 잡혔다. 그들이 그렇게 신뢰했던 디지털 시스템에서 디지털 화폐를 이용해 실제 돈을 벌었던 그들은 자신들이 이용했던 그 시스템의 흔적 때문에 잡히게 된 것이다. 그들이 잡히는 장면은 꽤 통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곧 등장하는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의 얼굴에는 반성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나만의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발언을 듣고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그들은 실제로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들은 교도소에서 밥을 먹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다. 숨을 쉬고 살 권리가 없을 그들은 수많은 피해자를 고통 속에 몰아넣고 어찌 보면 평화로운 삶을 이어간다. 그들이 만들어낸 역겨운 디지털 파일들은 여전히 온라인 세상 어딘가에서 돌아다닌다. 피해자들은 주도자를 잡아서 안도할 수 없다. 그 파일들은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한, 아니 그들이 죽은 이후에도 돌아다니며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서 증언을 하면서 n번방 주도자를 검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척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엄청난 피해를 받고도 또다시 용기를 내야 하는 건 결국 피해자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 엄청난 압박감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용기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피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 피해는 온라인 세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구적인 것이다. 그래서 범인들의 형량은 좀 더 높았어야 한다.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감옥에서 나오지 않아야 했다.


영화를 보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그때의 사건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의미도 있지만 앞으로 비슷한 범죄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거란 불안감도 느꼈다. 그토록 편리한 온라인 세상이 이렇게나 위험한 공간이 되었다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미성년자들에게는 특히나 더욱더 위험한 공간이 된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가야 온라인상의 혐오스러운 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그걸 생각하니 답답해졌다. 뚜렷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사나 갓갓은 검거한 건 꽤 운이 따랐다. 하지만 다음에 또 가해자가 나온다면 그땐 잡을 수 있을까? 더 은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늘 경찰은 여러 가지 경험과 방법을 동원해 범인을 잡아왔다. 디지털 범죄는 더 악랄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을 뉴스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딸이 커가고 많은 것을 볼 온라인 세상이 좀 더 나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나쁜 놈은 현실에 있었다. 조주빈과 문형욱 같은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영화의 어떤 악당보다 악랄하다. 엘리자베스 홈즈도, 장첸도, 강해상도 조주빈과 문형욱보다 많은 피해를 주지 않았다. 조주빈과 문형욱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뜨렸다. 이들이 현실에 존재하는 진정한 악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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