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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호 Jun 26. 2024

나또시장 이용기

친환경 생활 이어가기

지난 주말 나또(나눠 쓰고  쓰는) 시장에 다녀왔다. 한 달에 한번 열리는 지역 아나바다 장터인데 그동안 일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번달에는 일정이 비어 참여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참여해보고 정말 오랜만이다.


주말자율학습에 참여하는 고삼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10시경 나또시장이 열리는 생활체육관으로 향했다. 10시 30분부터 시작이라 그런지 체육관은 한산했다. 입구 쪽에 돗자리를 깔고 물건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팔 물건들은 아이들 어릴 적 읽던 책들과 티셔츠, 곰돌이 푸 인형, 원목의자, 등산양말 등 잡다구리 한 것들이다. 그래도 되도록 새것 같은 물건을 챙겨 왔다. 두 손 가득 바리바리 물건들을 들고 와 진열해 놓고 나니 과연 이 물건들을 팔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안 팔리면 다시 집에 들고 가야 하기에.


팔 물품

- 아이들 읽던 동화책

- 영어 리더스북

- 작은아이 안 입는 티셔츠 2개, 가방 1개

- 10여 년 전 알뜰시장에서 산 곰돌이 푸 인형

- 마찬가지로 알뜰시장에서 샀던 원목의자

- 등산복 사고받은 사은품 등산양말 2켤레

- 아이들의 잡다구리 인형들, 텀블러, 물병 등등


깜빡하고 가격을 적을 종이를 가지고 오지 않아 가격은 적지 못하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으면 알려주었다. 초반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른 집 물건들을 보러 갔다. 구경하다 보니 체육관 끝쪽에 햇감자를 팔고 있었다. 이번 장터에 오면서 절대로 물건을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감자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것은 물건이 아니라 어차피 먹을 먹거리이니 한 봉지 구입했다. 그리고 남편 친구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팔러 나와서 인형 한 개를 사주었다. 나의 물건은 팔지 못하고 감자 만이천 원, 인형 이천 원으로 만 사천 원 지출을 먼저 해버렸다.


감자랑 인형을 들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손님이 물건을 보고 계셨다. 그 손님에게 아이들 동화책을 팔았다. 당근마켓에서 채팅만 올뿐 팔리지 않던 동화책이었는데 드디어 팔렸다. 동화책으로 2만 원 수입이라니! 너무 고마워서 당근 낙서장은 아이들에게 선물하였다. 그리고 나이 드신 어르신이 등산 양말 얼마냐고 물어보시길래 한 켤레 천 원이라고 하니 지난달에 500원에 사셨다고 하셔서 천 원에 두 켤레를 드렸다. 이 어르신이 고맙게도 애착인형으로 쓰신다고 인형을 천 원에 더 사셔서 총 22,000원을 벌었다.


팔지 못한 물건이 더, 더, 더 많지만 오랜만에 물건 파는 재미를 느낀 시간이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이만 원이라는 수입이 생기다니 소소한 기쁨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만 원은 부수입통장에 쏭, 입금하였다. 다음 달 장에는 주방에 있는 그릇들이랑 책을 더 팔러 나와야겠다. 요즘 뜨개하는 재미에 빠져 있는데 수세미도 떠서 팔려고 생각 중이다. 만약 안 팔린다면 나눔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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