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에 미쳐 Mar 27. 2023

당신의 CAC & LTV 계산은 한참 잘못되었다


최고의 그로스해커이신 박기정 대표님과 지난주 저녁을 함께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왜 스타트업에서 Financial Modeling 이 중요한지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그 중 일부분을 정리해 내 생각을 담아 공유한다.


-

Unit Economics(단위경제학)는 Marginal Item(한계 품목)의 비용, 수익, 이익을 산출한다. 

마진에 회사의 운명이 달려있다. 


물리적 상품 생산은 디지털 상품과는 완전히 다르다.

물리적 상품은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이는 각 상품으로 버는 Marginal Profit 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재 등 제조업체는 15~25%,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마진은 7%에 불과하다. 

고정비용과 높은 한계비용의 결합은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의 제품을 판매할 때 BEP를 넘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BEP 이후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수록 이익이 증가하지만 제조업에서는 그 증가 속도가 매우 느리다. 

수익률을 향상시키려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지만, 한계비용에서 몇 천원이라도 더 줄이면 수익곡선이 매우 급격히 상승한다.


스타트업이 ‘START’ 하고 ‘UP’ 할 수 있는 이유는 소프트파워로 J커브를 그리며 상대적 마진률을 한없이 줄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상품은 높은 초기비용이나 고정비용, 그리고 매우 낮은 한계비용을 특징으로 한다. 

뛰어난 테크 기업들은 80% 까지도 마진률을 기록한다.

BEP를 넘기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지만, 일단 넘기고 나면 한계비용이 매우 낮아 효과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이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스타트업에서는 물리적인 상품처럼 한계비용을 줄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렇다할 한계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마진률에 대한 계산을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

고객 경제학(customer economics)은 1. CAC(고객획득비용, customer acquisition cost)와 2. LTV(고객생애가치, lifetime value)라는 두가지 핵심 지표에 바탕을 둔다.


1) CAC = (마케팅비+영업비) / (신규고객 수)

그러나 이 공식에는 몇 가지 결함이 존재한다. 


첫째는 공식의 분자가 불완전하다.

신규고객을 유치하는데 마케팅비와 영업비만 드는게 아니다.

급여 지급, 서버 공간과 컴퓨터 연산력 대여, 추가 고용 등이 필요하다.

분모 정의는 더 어렵다

먼저 고객이란 정확히 누구인가?

무료 체험을 하는 사람들은 고객인가.

매일 쓰지 않으면 고객이 아닌가.

고객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는 있겠으나 공식에 단순히 숫자를 대입하는 것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다음으로 신규란 정확히 무엇인가?

오래전에 제품을 사용하고 돌아온 사람은 신규인가.

몇 일을 이용해야지 고객은 신규 기준에서 벗어나는가.

이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야한다.


둘째는 공식 안에는 시간이란 변수도 있다.

단순히 어떤 한 순간을 스냅샷 찍듯 시간축을 이해해서는 안 되고 긴 시간에 걸쳐 상황을 이해해야한다.

그럴 경우 다음과 같은 공식을 만들 수 있다.

CAC = (X기간 동안 지출한 마케팅비 + 영업비 + 도구 비용 + a) / (X개월 동안 늘어난 신규고객 수)

조금 더 복잡해졌지만, 측정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두 넣어야만 더 정확한 Unit Economics를 계산할 수 있다.


2) LTV = (연간 ARPU) x (매출 총이익률) / (이탈률) 

LTV는 한 고객을 통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는 금전적 가치의 총액이다.

그러나 이 공식에도 몇 가지 결함이 존재한다.


첫째는 ARPU를 아무리 측정해도 마진이 작으면 결국 티끌 모아 티끌이다.

LTV는 고객당 한계수익이고, CAC는 한계비용이고, 두 값의 차이는 한계이익이다.

CAC가 LTV보다 작더라도 마진 자체가 작으면 결국 시장을 이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BEP를 달성한다고 해서 이익을 남기거나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왜 실리콘밸리에서 LTV:CAC 비율이 3:1 이상이 되는 걸 마법의 숫자라고 불리는지 이해해야한다.

참고로 비율을 7, 8배까지 기록하는 기업도 있고 CAC를 5~7개월 안에 회복하는 기업도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가격이다.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복리의 법칙은 스타트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초기에 가격정책을 잘 못 잡으면 규모의 경쟁에 도달해도 마진이 없을 것이다.


둘째는 이탈률이다.

고객의 LTV가 얼마나 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탈률은 복리의 법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연간 사용자 이탈률이 50%라면, 일반 사용자의 경우 2년간 고객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탈률이 10%라면, 일반 사용자의 경우 10년이 넘는다.

매출 자체보다 매출의 질(Quality of Revenue)에 더 초점을 맞춰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스타트업들은 투자금으로 부정확하게 계산된 CAC를 매꾸고, 투자자들은 부정확한 LTV를 측정해 기업가치와 투자액을 판단한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결론은 당신의 스타트업이 처음 규모를 키우는 토스나 쿠팡 같은 First Mover가 아니라면, 더 나은 서비스로 가격을 올라리는 말을 조심스레 전하고 싶다.

고객들에게 10X 이상의 가치를 주고 가격을 올려라.

불만 사지 않고 가격 올리기는 매우매우 어려우니까 애초에 가격을 아주 높게 책정하는게 낫다. 

가격 관련해서는 향후 공유해야겠다.


-

끝.


ps. 앤틀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Master Class 가 있고 모든 내용이 훌륭하다.

그러나 사업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이해해야할 부분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Financial Modeling 이라 생각한다.

결국 스타트업도 하나의 중소기업일 뿐이고 특별한건 없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기본은 결국 돈을 버는 것이다.


ps. 반박시 님 말이 맞음


#uniteconomics #유닛이코노믹스 #앤틀러코리아 #앤틀러 #AntlerVC #AntlerKorea #스타트업 #hypewiki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제품도 저절로 팔리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