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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Sep 06. 2022

너희 집이라면 그럴 거야?  

종종 뉴스에 펜션을 다녀간 역대급 손님들의 이야기들이 보인다.  토사물에 인분을 비롯  제한 인원 무시는 기본이고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이야기들.  청소 이모님이 도저히 못하겠다고 그만뒀는 이야기들까지.  

뉴스 내용을 읽고 있으면 같은 펜션업을 하는 사장님에게 그저 힘내라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다.  

 다녀가기 전 상태로 깔끔하게 객실을 청소하는 건 육체적 피곤함에 정신력 한 스푼을 더한다지만 

각종 뉴스 밑에 도배된 댓글은 그저 하루 푹 쉬고 해결될 육체적 피로감으로 해결하기에는 참으로 어려운 것들이 많다. 가끔은 웃기지만 나에게 직접적으로 욕하는 건 아니지만 괜히 서운할 때도 있다.  



물론 대부분이 '펜션 사장님 어쩌나~'  

'진짜 개념이 없는 인간이다'부터 정신 나간 숙박객을 향한 욕들이 많지만 

그중 좋아요를 여럿 받은 특별한(?) 댓글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 정도 돈을 냈으면 청소는 니들이 하는 거 아니냐?'

'펜션 청소 언제 했는지도 모르겠던데 이참에 청소 좀 해라' 

'호텔은 청소 안 하고 가는데 펜션 주제에 설거지까지 하고 가라는 건 좀 아니지 않냐?' 

'거저 돈 벌려고 하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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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욕 안 먹으려 참으로 열심히 하는 업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물론 진짜 욕을 먹어도 싸다 싶을 말도 안 되는 시설과 더러운 꼴을 하고서는 장사하는 집 나 역시 여행객일 때 많이 경험했다. 

도대체 언제 빨래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이불과 소복하다 못해 원래 제품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 쌓여버린 먼지들. 사실 그런 숙소는 진짜 개념을 상실한 것 같다.  진짜 댓글처럼 거저 돈 벌려고 하는 것 같다. 

양심도 없는 업자 같으니... 청소좀 해라 제발. 수많은 펜션 운영자들 함께 욕먹게 하지말고!! 




  하지만 아닌 곳도 참으로 많은데 이런 뉴스 나올 때마다 하나같이 싸 잡혀서 욕먹는 건 정말 억울하다. 특히 깨끗해서 좋아요~ 라는 피드백을 받는 내 입장에선 정말 이런 싸 잡힌 욕에 싫어요 백만 개를 주고 싶다.  



나도 쓰고 싶다.   더러운 숙소도 문제지만 개념이 없는 손님은 또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너희 집이라면 외출할 때 현관문 열어두고 나가겠니? 

너희 집이라면... 너희 집이라면...  이렇게 더럽게 하겠어??  정말 이렇게 하겠어???????

내가 손님일 때는 돈을 냈으니까 맘껏 사용하고 내 집 아니니까 대충 해도 되고 

보일러 틀고 덥다고 에어컨 켜고 현관문까지 열어두고..  정말 너희 집이면 그러겠냐고. 




펜션 운영을 궁금해하시는 어떤 분에게  이런 볼맨 소리를 하니

"아니 숙소 갔는데 그 정도는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에어컨 틀고 보일러 틀고 최고의 호사자나? "

애들까지 데리고 여행 가면 늘 그런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더 이상 펜션 운영에 조언을 해주고 싶지 않았다. 과연 이분이 펜션을 운영하면 그런 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청구되는 고지서들을 볼 때마다 웃을 수 있을까.  인간적으로 요즘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보면 애들을 위해서라도 지구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에너지 절약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펜션 업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최소한의 에너지 절약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다녀간 자리가 정말 깨끗한 분들이 많다.  서로서로가 좋은 말이 오가고 서로가 감사하다. 

깨끗하게 사용해주신 것도 감사하고 내 집처럼 아껴주신 것 또한 감사하다.  

 가끔 저런 무개념 행동을 했는 뉴스를 보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욕하는 게 아닌 기승전 펜션 자체를  욕하는 댓글을 쓴 분들이 의외로 많다.  과연 내가 펜션 운영자였다면 그리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내 가족이 내 형제자매가 펜션을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과연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서로서로 깨끗하고 서로 내 집처럼 아껴준다면 이런 똥 테러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 아닌가.   내가 돈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은 개나 줘 버려!!!  너희 집이라면 이렇게 안쓸꺼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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