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수산물 도매시장 위에 나는 온라인 쇼핑물
코로나19는 수산물 유통시장도 변화시켰다.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며 산지직거래가 증가해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입하 물량이 감소했다. 외식업체에 주로 들어가던 고급 선어와 냉동부류는 경매가격마저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수산 커머스, 얌테이블은 유통 과정을 축소하는 강점을 바탕으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45년 경력의 조홍덕 신유통상 대표는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베테랑 중도매인이다. 현재 납품하는 곳은 하나로마트 신대방점, 김포하성점, 롯데마트 제주점, 제주도 뉴월드마트, 롯데슈퍼 안산점, 한라마트, 식자재왕, 프랜차이즈 외식기업 어사출또 등이다. 신유통상이 노량진수산도매시장에서 거래하는 물량은 2020년 기준 60억원가량이다. 2020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대방어, 갈치, 오징어, 참돔, 숭어다. 조홍덕 중도매인을 통해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2020년 현황을 들었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취급하는 품목에 따라 고급, 대중, 패류, 냉동 중도매인으로 나뉜다. 고급 중도매인은 활어나 고급 선어 위주로 취급하며 대중 중도매인은 대중 선어 위주로 취급한다. 패류 중도매인은 패류를, 냉동 중도매인은 냉동 및 규격 상품을 취급한다. 다만 이런 구분은 편의를 위한 것일 뿐 수입 등 다른 품목의 경매에도 참여할 수 있다.
수협에서 매년 각 부류의 매출 1위 중도매인에게 시상하는데 신유통상은 대중선어 부문에서 5년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성과의 이유로 조 중도매인은 “다양한 수익 창구를 활용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중도매인들의 사업 구조와 유형은 모두 제각각이다. 신유통상의 경우 중개뿐 아니라 도매와 산지 물량의 위탁판매도 함께하며 수익 창구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산지에서 바로 올라오는 물량의 경우 판매 조건을 신유통상에서 조절할 수 있고, 다른 중도매인에게 없는 상품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거래 산지는 제주도, 추자도, 진도, 전남 신안, 군산, 남해군 미조면, 부안 격포, 부산 등 다양하다.
조 중도매인은 “중개할 수 있는 수량과 경매로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이 항상 같을 수 없어 수익 창구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라며, “내규법 상 구매 최소 단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징어의 경우 최소 구매 수량이 25박스다”라고 설명했다. 잔여품은 잔품처리장에서 판매한다.
거리두기로 수산물을 사서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오히려 상황이 나아진 셈이다.
조홍덕 중도매인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일반 소비자의 방문이 20~30% 정도 증가하는 등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덧붙였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측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 및 회 배달 이용고객이 예년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식업체에 주로 납품하던 한 중도매인은 외식시장이 안 좋아지자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하는 등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조홍덕 중도매인은 “해당 중도매인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이후 주말이면 시장 1층 잔품처리장에 일반 소비자가 줄을 서는 낯선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며, “중도매인이 직접 회를 떠주지는 못하지만, 현대화 후 시장 안에 들어선 잔품처리장 덕분에 중도매인의 수익 구조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키트 및 가정간편식의 성장이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간편식시장이 신장하며 원물 납품양이 줄고 있다. 밀키트나 가정간편식을 제조하는 업체는 물론 유통 대기업까지 상품 단가를 맞추기 위해 산지 직거래를 늘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조 중도매인은 “요즘 대형마트 MD가 상주하지 않는 산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산지 직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며 “산지에 간편식 제조업체나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등장하면 내륙지 중도매인의 거래는 맨 마지막 순서로 밀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공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해썹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중도매인이 해썹 기준을 충족해 가공 상품을 만들고 납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조홍덕 중도매인은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에게 앞으로의 상황이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당 및 외부 호텔·뷔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 등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입하량 역시 감소했다. 실제로 오징어, 갈치 등 조업이 원활했던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부류에 걸쳐 입하량이 감소했다. 외식업계의 위기로 고급, 선어 냉동 부류는 입하량과 경매금액이 함께 하락했다. 이와 대비해 대중, 패류 경매금액은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높아졌다.
지난해부터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베트남인이 많아졌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물로 올리면 구매를 원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이 게시물에 댓글을 단다.
이렇게 거래된 수산물은 EMS등의 방법으로 유통된다. 중국인이 산지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컨테이너 단위로 유통하는 것과 또 다른 양상이다.
조 중도매인은 “2019년까지 베트남 사람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0%’였다면 지난해부터 매출의 5%는 베트남인에게서 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인들은 모든 거래를 현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산지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거래 금액과 관계없이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계산해 현지 어가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산 커머스 얌테이블은 얌테이블 온라인 쇼핑몰과 식자재 전문몰 온수유, 오프라인 매장 얌테이블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얌테이블 전체 사업부분의 2020년 연 매출액은 470억원으로 2019년 321억원 대비 46% 신장했다.
얌테이블의 사업모델은 수산물 프로세싱 & 인티그레이션 서비스다. 단순 중개역할이 아닌 수산물 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품질관리와 즉각적인 대응, 실시간 큐레이션이 가능하며 종합적인 품종을 취급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한다.
복잡했던 수산물 유통의 중간과정을 통합한 것 역시 얌테이블의 강점 중 하나다. 수산물을 대량으로 매입해 직접 프로세싱하는 과정을 거쳐 고부가가치의 수산식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포항, 거제, 통영 FPC(Fish Processing Center) 3곳과 서울, 광주 FA(가공공장) 2곳 그리고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 얌테이블 스토어를 통해 수산물을 유통한다.
2019년 얌테이블의 인기 상품은 돌문어, 바다장어, 생굴, 연어, 새꼬막이며 2020년에는 연어와 새꼬막 대신 참가리비와 멍게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가리비의 경우 2020년 해외여행길이 막히며 인기를 끈 캠핑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멍게의 인기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수산물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기획한 상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한 덕분이다.
얌테이블 관계자는 “2019년도와 2020년도 모두 돌문어, 바다장어와 같은 원물상품들이 인기있는 등 품목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며, “2020년에는 변화한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고려해 신선함은 물론 편의성을 많이 고려했다. 소포장 및 묶음 상품이 그 예다”고 설명했다.
제철수산물, 하루한끼, 밀키트 카테고리 중 얌테이블의 매출 주력 카테고리는 제철수산물이다. 핵심 구매 고객층인 40~50대의 니즈가 신선한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얌테이블은 1인 가구의 증가추세와 빨라지는 배송시스템 발전에 발맞춰 수산물 밀키트 HMR 등 하루한끼, 밀키트 카테고리 판매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2월 2일 새벽배송 서비스 ‘바다조’를 선보였다. 배송은 콜드체인 배송전문 업체인 메쉬코리아가 맡았다.
이를 통해 기존 40~50의 메인 타깃층을 강화하는 한편 1인 가구(MZ세대) 소비자까지 타깃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얌테이블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도 계획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쇼핑을 시작으로 카카오 쇼핑하기에서도 올해 1분기 내에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얌테이블 관계자는 “수산물 라이브커머스 활성화가 경쟁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며, “타사와 차별화되는 라이브커머스 진행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얌테이블은 획일화된 온라인 커머스라는 틀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매장 얌테이블 스토어라는 O2O(Online to Offline)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얌테이블은 모든 수산물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짧은 유통기한 상품 재고의 리스크를 O2O서비스와 급성장한 신선유통 시스템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다. 더불어 얌테이블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만 전달하던 신선함과 맛을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2월 15일자 더바이어 371호에 게재 됐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