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숲 Apr 18. 2024

삶의 밸런스 유지하기 (1) 단단함과 부드러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적인 삶을 위하여

Balance, 균형(고를 균, 저울대 형) :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


 요가를 단순히 스트레칭으로만 알고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대부분의 시작이 그렇듯 요가에 대한 아무런 지식없이 그저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말만 믿고 다니기 시작했지만 생각없이 3년이라는 시간동안 담담하게 다니다보니 삶에서 모든 것이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요가가 인생의 스승이었다는 나의 첫 요가선생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요가는 인생 그 자체다. 

어쩌면 요가를 하는 동안 느끼는 생각들은 소우주같다고나 할까.


전굴과 후굴 


 요가 시퀀스에서 가장 대표적인 요소에는 크게 전굴과 후굴이 있다. 전굴 아사나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늘리는 자세이며, 후굴 아사나는 상체를 뒤로 젖히는 자세로 보통 '백밴딩'이라고 부른다. 

 요가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허리는 유연한 편이라 후굴이 잘 되는 편이었다. 보통이 그렇듯 잘 하는 자세만 계속해서 하고 싶었다. 다리나 골반 쪽은 뻣뻣한 편이라 전굴이 힘들었고 후굴을 더 많이, 무리해서 하다보니 허리에 무리가 가서 큰일날 뻔한 적이 있다. 

오산이었다.

3년이 지나 어느정도 숙련이 된 지금 아사나 하나 하나를 정성들여 하다보니 깨닫게 되었다. 후굴은 허리로 꺾는 것이 아니라 뒷근육의 수축이 중요하다는 것. 전굴도 마찬가지로 뒷면을 늘리면서 앞면이 조여져야 한다. 즉 늘리는 것(유연성) 만큼이나 조이는 힘(근력)이 필요하다. 

와우! 학창시절 매번 체육 실기 점수때문에 성적을 까먹던 나로써는 새로이 태어나 몸을 쓰는 법을 다시금 배우고 있는 요즘이다.


 이렇게 전굴과 후굴의 밸런스가 중요한 것처럼 일상에서의 감정 밸런스도 중요하다. 보통은 감정의 기복이 있는 사람들이 요가원을 찾아오곤 한다(보통은 그렇다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 요가를 하면서 몸의 밸런스 뿐만 아니라 마음의 밸런스까지도 조절되기 시작했다. 마음에도 유연성과 근력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Suaviter in modo, Foriter in re (태도는 부드럽게, 행동은 꿋꿋하게)"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감성과 이성의 비율이 적절하게 이루어진 사람. 타인의 평가를 듣되 마음에 새길 것만 새기길 내 길을 꿋꿋이 가겠다는 그 마음, 내 마음에 중심이 생기면 그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쓸데없는 고집과는 다른, 그저 단단함이다.


 바닷가에서 예쁘게 깎여있는 돌을 본 기억이 분명 있을 것이다. 부드러움(물)이 단단함(돌)을 결국에는 이겨낸 결과물이다. 어디 그것 뿐이겠는가. 비행기를 탈 때면 구름이 많이 낀 날 유독 기체가 많이 흔들리곤 한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은 어쩌면 구름에 대한 오해로 인해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 솜사탕처럼 폭신폭신할 것만 같은 구름은 그저 기체로 이루어져(의외로 아직 이과생의 면모가 남아있다.) 손에 잡히지 않고 그 안에서 우리는 소용돌이 친다. 


어느 영역이든 고수는 강약을 조절한다. 밸런스가 있으며 포인트가 있다. 스토리가 있다. 굴곡이 있다. 여유가 있지만 몰아칠 때는 세차다. 물론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피나는 반복적 훈련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법이다. 기본 음도 못 치면서 밸런스니 스토리니 논할 수 없다. 그러나 거기서 한 단계 넘으려면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일의 격, p.62


몸도, 마음도 우리를 지탱할 수 있는 '부드럽게 단단한' 어떤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몸과 마음에 힘을 뺐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 매트 위의 세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