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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TA Feb 08. 2018

힌트는 어디에

뭐해 먹고살지?


퇴사를 결심하고 나니, 이제 앞으로 뭐해 먹고살지 고민해야 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처음엔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만 했다. 하지만 갑자기 뭔가가 "반짝"하고 머리에 떠오를 리 만무했다. 머릿속에 특별한 게 떠올랐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을 리가 없지.

종이에 적어보기로 했다. 30여 년을 살면서 터득한 잔재주라도 있지 않겠나. 그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뭐라도 배운 게 있지 않겠나. 내가 관심 있어서 남들보다 "쪼끔" 더 잘 알고 있는 것, 회사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사소한 재주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간단히 말해 "나의 인프라"를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때보단 훨씬 더 뚜렷해졌다. 물론, 이 하찮고 잡다한 잔재주와 관심사들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모아놓으니 고민해볼 만했고, 논의해볼 만했다.




같이 고민해주(는 척하)기


종이에 적었던 것들 중에는 고민해보다가 안 되겠다 생각한 것도 있고, 자료조사까지 하다가 어쩐지 자신이 없어 실행에까지 가보지 못한 것도 있고, 지금 나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직업(?)이 된 것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해볼 것들도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민하면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는, 나 자신에게 완전 새로운 걸 찾아내긴 어렵다는 거였다. 결국 내가 살아온 것들, 그 안에 힌트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여백으로 넘쳤던 그곳, 지금의 리타하우스



뭐라도 해보겠다고, 작은 실마리라도 붙잡으려 했던 게 그때 심정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뭘 할 수 있을까'하고 매일매일을 그냥 넘겼던 내가, 그땐 좀 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이 지금 내 생활, 내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기하게 느껴진다.




퇴사 후 이런저런 일을 벌이면서(?) 조금씩 자신감도 생겼고, 예전과 달리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럼 됐다고,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다독여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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