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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25. 2022

01 왜 조기 유학을 결심했는가?

| 캐나다 조기유학 A~Z


저는 1976년 생으로 현재 40대 중반입니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대학은 서울로 진학했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을 보내던 1990년대(10대) 당시 해외여행(외국)은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여행해보고 싶었고, 부모님의 재력이 된다면 유학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제 첫 해외여행은 1999년 군대를 마치고 고등학교 친구 둘과 함께 약 2개월간 유럽 배낭여행을 한 것이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첫 해외여행이라 엄청난 기대를 했지만 무척 고생스러웠습니다. “그리 동경하던 해외여행이 왜 이리 고생스럽냐?”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때를 회상해보니 그렇게 고생스럽던 여행의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피와 살이 되어있었습니다. 또, 짧았던 경험이 외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있었습니다.



두 번째 해외 경험은 2002년에 떠난 어학연수였습니다. UW Madison이 있는 위스콘신주의 매디슨으로 어학연수를 갔고 1년 뒤인 2003년 2월 중순에 귀국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영어 성적을 올리겠다는 목표와 미국을 열심히 여행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로 생활했습니다. 귀국하는 시점에는 여행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부모님 덕분에 정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은 올랐습니다. 어학연수 전 실력점검 차원에서 처음으로 본 토익 성적은 520점이었는데 연수 후 귀국해서 처음 본 토익은 820점이었습니다. 듣기 파트는 495점(만점)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듣기는 다 맞추는데 읽기와 문법 공부를 하지 않아서 고득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귀국 후 토익 관련 책을 구매해서 RC(리딩 파트) 공부를 했고 꽤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그 시기의 미국 생활 경험이 지금까지 제 삶에 정말 큰 자양분이 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에 내 자녀들도 가능하다면 해외에서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아 키우다 보니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곧 오십을 바라봅니다. 새치라며 뽑던 하얀 머리카락도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부드럽고 뽀얗던 손이 제법 거칠어졌습니다. 예전에 내가 가졌던 그 보드라운 손을 이제는 내 아들과 딸이 갖고 있습니다. 막 사춘기를 건너며 불쑥 커버린 아들 녀석과 마냥 어린애인 줄 알았는데 중학생이라며 교복 치마를 질끈 올려 입는 딸을 보면서 몇 년 전 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어릴 때가 있었는데, 금방 칠십이 넘어버리더라. 세월  빠르다.”




작년(2021년) 첫째 녀석이 중2었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인은 누구나 예상하듯 성적이었죠. 제가 자랄 때는 초등학교에서도 성적을 발표했고 등수를 매겼습니다. 중학교부터는 반등수와 전교 등수가 학교 게시판에 붙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2가 되어서야 자녀의 첫 성적표를 받아봅니다. 물론 등수는 없습니다. A~E까지의 과목별 등급만 나옵니다. 하지만 등급을 보면 자녀의 공부 상황이 짐작 가능합니다.


 아들의 문제는 공부를 못하는 것이 문제가  것이 아니라 성적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던 아내는 그때까지 다져왔던 단단했던 믿음이 깨져버렸습니다. 저는 “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학교, 학원 선생님들과 상담을 했고 아이를 다그치게 되었습니다.  결과 아들은 학업을 포기하겠다는 행동을 했고 저와 아내는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중2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다니던 학원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교육 환경에서 학원을 끊는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하지만 공부보다 아이의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신 상담, 청소년 상담 등 여러 관련 기관을 알아보고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여름방학은 끝없는 상담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들 녀석이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상담사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물론 저와 아내도 몇 차례 상담사와 몇 시간씩 개별상담과 통합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제삼자의 입을 통해 아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희비가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학원을 정리하면서 생긴 여윳돈으로 운동을 배우게 했습니다. 테니스와 농구를 개인 교습시켰더니 원래 몸 쓰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즐거워 보였습니다. 매일 몇 시간씩 엄마와 침대에 뒹굴면서(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시간이 너무 많죠) 방학이 끝날 즈음에 아들은 다시 공부를 시작해보기로 엄마와 합의합니다. 과거 성적은 다 잊고 현재의 실력을 명확히 확인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영어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영어 선생님이 아이를 매우  잡아주셔서 지금도 아이가 영어를 무척 좋아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얼마  싫어하던 수학도 과외를 붙였고 지금까지  따라가고 있습니다. 성실히 공부하는 편은 아니라서 암기과목은 성적이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작년 생각하면 지금에 무척 만족합니다.


이렇게 아들의 사춘기를 통해 한 번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젠 딸아이의 폭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딸은 아들과 달리 매우 꼼꼼한데 무척 느립니다. 그래서 학원 숙제가 너무 많아서 매일  12시를 넘겨가며 뭔가를 합니다. 그리고 피곤하다고 짜증을 내죠. 주말만 기다리고 일요일 밤이 되면  짜증 내며 걱정하는 이런 반복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학창 시절을 되돌아봤습니다.


저 역시 공부가 부담스러웠지만 그냥 견뎌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도 그냥 견디고 있고 그렇게 견뎌내겠죠. 그렇다 보니 대학 합격증을 받는 그 순간부터 부모님에게는 합격이라는 선물을 그리고 제 머리에는 공부 끝, 자유 시작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요즘은 대학 1학년도 직업을 구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마냥 자유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랬는데 이런 상황을 그려보면서 금쪽같은 내 새끼들의 현재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빠만 믿고 따라와!”


결국 그들 얼굴에 웃음꽃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공부, 성적 그게 뭐라고. 그렇지만 또 미래를 생각하면 공부를 안 시킬 수도 없고, 주변 친구들은 다 하는데 내 아이만 안 시키면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하고. 그러다 보니 “조기 유학”이라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의 정형화되어있는 학습(학원) 분위기에서 멀어져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유학을 간다고 공부에서 멀어질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더 힘든 시간이 도래할지도 모르죠. 자연스럽게 깨쳐 편리함을 몰랐던 모국어의 장점을 버려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환경이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진다”라고 믿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내가 딛고 서있는 곳이 달라지면 그곳의 상황에 맞춰 생각은 변한다고 믿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외국(언어가 다른 곳) 사람들의 생각의 뿌리가 지금까지 커온 내 뿌리와 완전히 다른 곳에 가면 분명 아이들의 생각은 변할 것입니다. 그 변화는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확률은 50%이겠죠. 하지만 저는 51%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국 = 자유” 대신 “외국 = 변화”라는 공식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어쨌든 사람을 도전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힘과 능력, 그리고 자질을 깨우칩니다. 당장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이다 보면 변화로 겪게 된 모든 것들이 다 자신의 피와 살 속에 남아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변화는 긍정을 부추긴다고 믿습니다.


 


“조기유학”을 결심하자 두 가지 걱정이 보였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가 승낙할까?”였습니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하거나, 외국생활이 싫다는데 부모가 등 떠밀어 보낸다면 실패한 유학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패/성공의 개념은 우수한 대학을 간다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의 품을 벗어나게 되면서 자유가 방종이 되어 탈선을 하는 것 같은 심각한 문제아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저희 집 아이 둘은 이 문제에서 갈렸습니다. 아들 녀석은 “가고 싶다”였고 딸은 “가기 싫다. 단 부모님과 같이 간다면 가겠다”였습니다.


두 번째는 여러분 모두가 생각하듯 바로 “입니다. 중학생 두 명을 몇 과목 과외/학원 보내면 적게는 100만 원부터   들면 2~300만 원 정도 학원비로 지출할 것입니다. 현재 이 정도인데  돈으로 유학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공립학교 기준으로 학비만 1300~1600만 원(1년) 정도입니다. 12개월로 나눠보면 한 달에 100~130만 원 정도입니다. 거기에 홈스테이(100만 원 수준), 생활비 + 과외 학습비용 등을 고려하면 자녀 한 명당 한 달에 적어도 300만 원은 필요합니다. (캐나다 기준) 아이 둘이면 적어도 600만 원은 들겠죠. 이렇게 따져보면 아이만 조기유학을 보낼 경우 부모의 수입은 적어도 한 달에 1,000만 원 정도는 되어야 유지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니면 벌어놓은 돈을 까먹는 것이 되겠죠. 두 번째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문제는 스스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문제였던 아이의 승낙은 “부모가 2 같이 같다 것으로 딸아이까지 승낙받았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저희 가족은 캐나다 밴쿠버로 가족 모두 2년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들은 올해(2022) 9월에 10학년으로 먼저 떠나고 딸아이와 저희 부부는 내년 1 출국 예정입니다.


다음의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조기유학을 위해 알아본 내용을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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