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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May 16. 2024

꽃과 식물, 가족 모임으로 행복했던 날!

(Feat. 지난 일요일 어머니날)

지난 일요일은 아침부터 바빴다.

캐나다에선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이다.

한국은 5월 8일이 어버이날, 즉 어머니 아버지 날이 통합돼 있지만 캐나다는 아직 어머니, 아버지 날이 분리돼 있다.


아침 일찍 꽃을 사러 라발이라는 지역에 있는 440 마켓으로 향했다.

그곳엔 봄여름가을 한정 꽃과 각종 허브, 채소를 파는 시장이 있고, 실내엔 고메 푸드 샵이 여러 개 있다.

제일 먼저 우리 눈을 사로잡은 건 화려한 색감의 꽃이었지만 늘 우리 텃밭에 심는 허브와 상추, 토마토, 고추, 가지, 청경채 등 채소를 먼저 살펴 선택한 후 드디어 꽃에 사려 깊은(?) 눈길을 보냈다.



올해엔 물가가 많이 올라 선뜻 꽃을 사기가 주저되는 게 사실이다.

지난 목요일 코스코를 찾았을 때 꽃값이 많이 올라 걸이용 화분 2개를 구입하는 걸로 만족했고,

또 토요일 우리가 즐겨 찾는 캐내디언 타이어 꽃시장을 찾았었는데 가격을 보고 기함했었다.

작년에 비해 평균 40%는 오른 듯해 손이 가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별 고심 없이 발길을 되돌렸다.


그리고 다음날인 지난 일요일 이곳을 찾아 이것저것 구경한 다음 일 년생 꽃 중 내가 좋아하는 New Guinea

Impatiens꽃을, 다년생 카네이션과 비올라, 라벤더를 구입해 왔다.

올해는 이미 씨앗 파종한 것도 있으니 뒷 패시오 플랜트 박스엔 꽃과 채소를 적절히 섞어 꾸며보기로 맘먹고 제라늄 화분 두 개 추가하는 걸 끝으로 많이 자제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남편과 아들 점심 챙겨주고 난 점심도 거르고 꽃 심기에 나섰다.

꽃과 채소를 섞다 보니 어느덧 플랜트 박스 6개가 다 채워져 흡족해졌고, 사 온 토마토 모종은 우리 집에서 제일 큰 화분 두 군데에 각각 하나씩 들어앉히고 나니 만족스러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남편을 불러 내가 한 걸 자랑하고 호기롭게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날이라 다양한 쵸콜렛이 선보이고 있었다.


그날 저녁은 아들 둘이 저녁식사를 대접하기로 이미 예약을 해 놓아 우린 오랜만에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속칭 몬트리올에서 잘 나간다는 일식 고깃집이라 방문 전 은근 기대가 많았다.

아들 말이 이곳도 괜찮고, 한식 고깃집도 괜찮다고 하면서 이곳이 조금 더 조용하다고 해 선택한 곳이었다.

실내 분위기는 일본스러웠고, 일종의 애피타이저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이곳에 먼저 와 본 다미안에게 모두를 위해 주문해 줄 걸 부탁했고,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음식을 선택했다.

다미안이 선택한 아보카드 샐러드 2개와 차갑게 양념된 두부 2개 다 맛있었다.

기대에 차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고기를 기다리다 드디어 고기가 등장했다.

양념제육, 하라미(미소에 재운 안창살)라고 불리는 소고기, 그리고 또 다른 소고기 이렇게 나왔는데 아무래도 량이 부족해 보여 우린 즉시 하라미와 갈빗살을 추가 주문했다.


이게 하라미인데 어쩌다 보니 고기 사진은 이게 다가 됐다! ㅎ


웨이터가 알려준 대로 시간 맞춰 고기를 굽고 맛을 보는데 처음 입에 넣은 양념제육을 맛보자마자 누린내가 나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데, 고기 마니아인 우리 큰 아들 표정을 살펴보니 그 아이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다음 맛본 소고기 역시 고기 누린내가 났고, 이 돈을 내고 이런 음식을 먹는다는 게 많이 허탈했지만 사 준 아들들 성의를 봐서 애써 참고 있는데 둘째 아들 입에서 먼저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차라리 한국 고깃집 갈걸!~"


그래도 원래 음식에 불평불만 거의 없는 남편은 흡족해하며 맛나게 먹고 있었고, 추천한 다미안 역시 맛있게 먹고 있으니 먹지 않아도 배는 불러오고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를 서브하던 웨이터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고, 또 우리 둘째 친구도 서로 아는 처지라 디저트는 자기가 서비스로 주겠단다.

어딜 가든 한국 사람들 정은 존재하는 듯!


맛보다는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 모임이라는데 의미의 방점을 찍기로 했다.

사실 가성비로 봤을 때 15%의 세금과 적어도 또 15%의 팁을 내면서 음식 맛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개라 우린 외식을 좀처럼 하지 않는 편인데, 아이들과 함께 해 좋은 시간이었다는 것으로 말이다.

특히 남편이 모처럼의 외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다운타운 주차, 게다가 식당 근처 주차하기 하늘에 별따기라)를 해결한 후 기분이 좋았고, 우리 다미안이 주문한 음식을 다 맛있게 먹어주니 다미안도 의기양양해했고, 계산서를 받아 든 아들이 생각보다 별로 안 나왔다고 말하니 나 역시 크게 위안이 됐다.

그렇게 바빴던 하루가 유종의 미로 찬란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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