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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6

첫 기항지 크로아티아 '듀브로브니크'

by 꿈꾸는 노마드

2022년 8월 28일(일)


PXL_20220828_043150093.jpg 저 멀리 일출이!
PXL_20220828_071903490.jpg 하선 전 배 안에서 찍은 듀브로브니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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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드디어 첫 기항지에 도착했다!

우리의 첫 기항지는 '왕좌의 게임'에 미친 사람들은 물론 유럽인들의 최애 휴양지라는 '듀브로브니크'였다!


여기서 기항지여행에 관한 정보를 조금 덧붙이자면, 기항지 선택관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선 후 자유여행을 하는 게 첫 번째라면, 미리 크루즈배 안에서 기항지관광 코너를 방문하거나 앱으로 선택관광을 결정하는 게 두 번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하선을 하게 되면 대개 크루즈 정박 항구 앞에 기항지 관광에 관한 스탠드 혹은 사람들이 있어 손님들을 직접 유치하기도 한다.


그중 우리는 자유관광을 선택했고, 설레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고 남편과 나는 하선했다.

크루즈에서 사용하는 신분카드이자 크레딧카드인 셈인 '선상패스'를 찍고, 모자까지 벗어제치며 내 얼굴을 확실히(승하선 때 보안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보여주는 절차를 마치고 나서.


일단 약간의 축축함과 찬란한 햇살을 동시에 내뿜는 듀브로브니크의 첫인상은 참 좋았다.

여행을 하다보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그게 여행지에 대한 인상까지 좌우한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일단 화창한 날씨는 여행지에 대한 인상에 큰 덤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린 항구에서 크루즈사에서 마련한(원래는 1인당 왕복 15유로라고 돼 있었는데 나중에 정산할 때 보니 지불돼 있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는...) 셔틀버스를 탄 후 구시가지 근처에서 내렸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숫자에 첨엔 많이 당황하고 놀랐지만 '유럽 최애라잖아!'를 기억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리고 올드시티 관문이라는 '필레 게이트'(Pile Gate)를 향해 걸었다.


PXL_20220828_075423937.jpg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바로 오른쪽으로 구시가지성벽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PXL_20220828_075805878.jpg 저 위에 보이는 산이 아마도 스르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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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을 시작하기 전 기항지에 대한 정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탐색했었기에 듀브로브니크에서 필수적인 여행루트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었다.

해서 우리는 건너 뛸 것은 건너뛰고(대표적으로 필레 게이트를 지나 왼쪽에 위치한 구시가지성벽 Old City Walls 투어는 요금이 엄청 비싸 포기했다.), 접근이 용이한 곳을 위주로 찬찬히 구시가지를 살펴나갔다.


대표적인 관광명소로는 대성당(Cathedral), 성로렌스요새(St. Lawrence Fortress), 렉터궁(Rector's Palace), 스폰자궁전(Sponza Palace), 루자광장(Loggia Square) 등이 있는데, 여길 가기 위해서는 마치 대리석처럼 보이는 깔끔한 하얀 석회암이 쫙 깔린 스트라둔 거리(Stradun)를 지나야 한다.


PXL_20220828_075454683.jpg 스트라둔 거리를 걷는 사람들 대개가 그늘 진 오른쪽에 편중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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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L_20220828_081345724.NIGHT.jpg 렉터궁 앞에 모인 사람들.
PXL_20220828_085734347.NIGHT.jpg 렉터궁은 들어가지 않고 보이는 곳에서 사진만 찍었다.
PXL_20220828_081908154.NIGHT.jpg 듀브로브니크 대성당 내부 모습.
PXL_20220828_080244587.jpg 그날은 일요일이라 광장에 야외시장이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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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수많은 좁은 골목 사이 정경이 무척 정겹고도 엣지있어 많은 이들의 포토존이 되곤 한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 그 외에도 관광명소라고까지 부르긴 뭐 하지만 스르지산 전망대를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가격이 비싸 우린 가볍게 건너뛰었다.


좋은 뷰를 자랑하는 부자카페(Buza Bar)는 멋 모르고 가게 된 곳인데 알고 보니 유명세를 휘날리는 장소였고, 특히 저녁 일몰이 장관이란다.


PXL_20220828_082516467.NIGHT.jpg 부자카페에서 바라본 아드리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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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L_20220828_092849858.jpg 이게 오노프리오분수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구시가지성벽 아래를 조금 걷다,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물멍을 즐기다, 우린 그렇게 듀브로브니크 올드타운 관광을 일찌감치 마치고 배로 돌아왔다.

물론 그전에 지나쳤던 또 다른 명소 오노프리오 분수(Onofrio Fountain)도 구경했다.


이제 막 시작이니 힘을 비축하겠다는 뜻도 있었겠지만, 둘다 '왕좌의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다 보니 감흥이 그다지 크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고 여겨진다.

또한 거대한 사람들의 운집이 주는 피곤함도 빼놓을 수 없을 거같다. 이래저래 첫 크루즈 기항지 관광은 평균 정도의 만족감을 줬다고 생각한다.

해서 우린 다음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PXL_20220828_100255980.jpg 기항지 관광을 마치고 배로 돌아올 때는 어김없이 돌아오는 승객을 맞는 시원한 물과 얼음에 재운 타월이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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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L_20220828_105227573.jpg 아! 이런 빵종류를 '피쎌'이라고 부르는구나!라고 사진을 보며 이제야 발견.
PXL_20220828_105233753.jpg 우리가 특히 좋아했던 '스파 카페' 모습들.
PXL_20220828_105555994.jpg 프리미엄베버리지 팩키지 덕분에 매일매일 유기농생쥬스를 마셨다는 자랑질 아닌 자랑질! ㅎ


우리가 좋아하는 '스파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선베드에서 한참 유유자적하다 룸으로 돌아와 꽃단장(?) 한 다음 우린 저녁식사를 위해 정찬식당 '오우션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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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메인 요리는 '해산물 리조또'와 '닭가슴살 파스타'.

우린 프로슈토를 시작으로 스프와 또 다른 에피타이저까지 맛있게 먹었지만, 이상하게도 배가 많이 부른다는 느낌은 가질 수 없었다. 그건 아마도 워낙 코스대로 찬찬히 진행되어서기도 하지만 양 역시 너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적정량이라서일 듯싶다.


식사를 주문할 때 꼭 1인이 하나씩만 주문해야 하는 건 아니기에 우린 맛보고 싶은 에피타이저를 보통은 세 가지 주문해 나눠 먹었고 디저트 역시 세 개를 주문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크게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았다는 걸 봐도 확실히 그게 맞는 듯!


그날의 일몰의 광경은 특별히 아름다웠다!(사실 시작이라 그랬는데 그날 이후로도 환상적이고도 내 인생 최대의 일몰 광경은 계속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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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보우트'와 '리지 앤 페이모스'란 미국 프로그램을 보며 어려서부터 꿈꿨던 크루즈 여행! 그 가운데에서 믿을 수 없는 장관까지 가까이서 내 눈으로 직접 감상하다 보니 복받쳐오르는 감성에 내 자신을 내맡길 수밖에 없었음이다.


'역시 살아 있음에 요동치는 감상의 회오리를 느끼기엔 자연이 최고로구나!'를 다시금 진하게 느꼈던 순간이었다. 오롯이 자연과 일치감을 느꼈던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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