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전국적으로 벚꽃 축제가 시작되었고, 온 동네가 벚꽃 잎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보니 이제 확실히 봄이 온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계속해서 꽃 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 같다.
이제 봄이 되어 나름 예쁘고, 화려하다는 꽃들은 만개하여 본인들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길가에 자리 잡은 이름 모를 꽃들도 다 예뻐 보이는 시기다. 하지만 내 옆에 있는 꽃 한 송이는 아직 피지 못했다.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들 때문에 꽃을 피울 여유가 없는 것이다. 꽃을 피워본 적이 없어 정작 그는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조차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제대로 만개하지 않아도 그 이름만큼이나 예쁜 그 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그 옆에서 열심히 물도 주고, 흙도 갈아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있다. 그저 묵묵히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분명히 그가 언젠가 누구보다 화려한 꽃을 피울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만약, 나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물론, 내 도움 없이도 꽃은 피겠지만) 그가 꽃을 피웠을 때 내가 그 아름다움을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만족이 아니라 그저 그 꽃이 결실을 맺는 것이니까.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핀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늦게 핀 꽃 한 송이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