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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디 Jan 13. 2021

뭐 어때? 완벽하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

애둘맘의 알짜배기 결혼 준비 이야기


H는 누구보다 꼼꼼한 친구다.
드레스부터 본식을 촬영하는 DVD까지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업체들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견적을 뽑아보면서 엑셀 파일로 만들었던 그녀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한 결혼식 당일, 그녀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신랑의 지인이던 사회자가 결혼식 진행 내내 버벅댔던 것.


“신랑 신부는…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어, 아니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는 예식에 맞게 매끄러운 진행을 해야 하는데 연습이 부족했는지 멘트를 하는 내내 우왕좌왕했다. 돈을 주고 섭외한 사회자는 아니지만 주례 없는 예식에서 사회자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기에 결혼식을 마친 친구는 허탈함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회자를 섭외할 걸. 신랑 지인이라 이렇다 저렇다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고. 식 자체가 엄청 어색했던 거 같아...”


신혼여행을 다녀와 만난 자리에서 사회자 얘기를 다시 꺼내며 아쉬움에 눈물까지 글썽이는 그녀에게 나는 먼저 결혼한 선배(!)로서 담백한 위로를 전했다. 나 역시 결혼을 준비하며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돌발 상황을 맞아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야,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야. ‘인생에 한 번뿐인’, ‘평생 가장 아름다운 웨딩의 순간’이라는
결혼식의 무게감이 생각보다 큰 거지. 어떤 책에서 그러더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현명한 사람과 바보 같은 사람 vs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나뉜다고.”



결혼을 준비하는 신랑 신부는 그 누구보다 완벽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하객을 맞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지기 일쑤다. 신랑 신부가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인 결혼식에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으려면 결혼식도 우리네 평소 일상처럼 변수 투성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아무리 완벽히 준비해도 벌어지는 크고 작은 흠은 때로는 쿨하게 넘어가는 것도 미덕이다.

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는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완벽하지 않은 문제투성이로 가득한 듯 보인다고 말한다. 일 처리도 생각처럼 잘 해내지 못하고, 남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뒤돌아 후회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로운 시선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결혼식이 좀 실수 투성이면 어때? 세상에서 나를 가장 따뜻하게 바라보는 베스트 프렌드가 이제 영원히 내 곁에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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