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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 루시 Oct 06. 2023

디자인 중간 피드백이 중요한 이유

디자인 작업을 하다보면 중간 피드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걸 매번 깨닫는다. 디자인 결과물의 최종 결정권자가 본인이 아닌 이상, 누군가와 계속 협의를 이루어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간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1. 모호한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기 전까지 사람들이 원한 건 '보다 빠른 말이었다'고 한다.


디자이너는 궁예가 되어 관심법을 쓰지 않는 이상 클라이언트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클라이언트도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이래서 디자인이 어렵다고 하는거다.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스티브잡스는 1998년 5월 비지니스위크와의 인터뷰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포커스 그룹에 맞춰 제품을 디자인하는 건 진짜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진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지도 정확히 모른다.” — 비즈니스위크, 1998년 5월 25일


클라이언트 혹은 최종 결정권자는 상사가 될 수 있고 대표님이 될 수도 있다. 그들도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호함을 시각화로 표현해줘야 한다. ‘이건가요? 저건가요?’ 하면서 말이다. 애초에 이 작업은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각오를 하고 시작한다면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2. 방향성 확인

디자인이 혹시 산으로 가고 있진 않은가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많다. 당연하다. 나도 그렇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간 중간 계속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디자인이 산으로 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는지 수없이 물어본다. 중간 중간 내 디자인을 보여주고 상대는 또 상대의 입장을 나에게 표현한다. 디자인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3. 러프한 디자인이더라도 팀 커뮤니케이션에 기여

중간 피드백용 러프한 디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이 피그마 화면을 보면서 의논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조금은 어설프고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내 디자인이 회사에 뭔가 기여하고 있구나 하는 성취감이었다. 시각화를 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동료들에게 필요한 작업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작업이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지 않더라도 꼭 팀에서 공유를 해보자.


4.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

'나 놀고 있는 거 아니야, 레퍼런스 찾고 있는거야' 라는 무언의 눈빛보다는 결과물로 얘기하는 것이 더 설득적이다. 내가 이만큼 아웃풋을 내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 꽤나 중요하다. 이런 노력들이 없다면 회사에선 내가 얼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체감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나를 어필해보자.


5. 개선방안 모색

내 디자인이 처음부터 완벽하면 얼마나 좋겠냐 만은 그런 디자인은 세상에 있을 수 없다. 피카소도 본인이 거침없이 그릴 수 있기까지 30년이 걸렸다고 했다. 디자이너라면 쪼이면 쪼일수록 퀄리티가 좋아지는 마법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러면 더 좋겠는데, 이게 낫겠는데' 하는 피드백이 반영되면 될 수록 퀄리티가 더 좋아진다. 피드백을 통해 디자인이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중간 피드백을 받는 과정은 쉽지 않다. 상사 혹은 동료는 너무 바빠서 내 디자인에 대해 중간 피드백을 해달라고 하기가 미안할 때도 있다. 상대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너무 송구스러울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이기적으로 행동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런 식으로 배려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라리 이기적으로 행동하는게 낫다. 다들 바빠 보이지만 얼굴에 철판깔고 중간 피드백을 해달라고 당당하게 요청하자. 개인 포트폴리오 봐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회사 업무이니까. 내 디자인이 빨리 컨펌이 나야 뒤에 개발자들이 개발에 들어간다. 우물쭈물 하고 있는 사이 데드라인은 다가오고 개발자들은 애가 탄다. 요청하는 것은 힘들지만 당당해지자.


 또 대부분의 피드백은 부정적인 면도 함께 온다. 그게 마치 나를 향한 공격처럼 느껴져서 힘들 때도 있을 것이다.


상사 혹은 동료의 피드백을 주는 태도가 나쁠 수도 있다. 피드백이 좋으면 다행이지만 디자인이 너무 구려, 별로야.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럴 땐 느낌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자. 어떤 느낌이 안좋은지 물어보자. 레이아웃인지, 컬러인지, 폰트인지, 톤앤매너인지, 사용성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상대가 제대로 피드백을 안준다면 그건 그 상사, 혹은 동료의 능력 문제이니 더 위의 상사와 의논해야 한다. 그 사람은 피드백을 줄 그릇이 못되는 것이니까.


결과물이 100%일 때 결정권자에게 내미는건 비효율적이다. 60%~70% 정도일 때 중간 피드백을 받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이건 중간 피드백용이라고 얘기해보자. 스타트업의 사내 시스템은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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