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해마 - 문목하
오랜만의 소설이었다.
짧지 않아서 한 번에 다 읽을 수는 없었는데, 오늘은 그만 봐야지! 하다가도 다음내용이 궁금해서 읽게 되는.. 그런 마성의 책이었다.
한국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해마가 인공지능이 달려있는 해마체(?)를 숙주로 삼아서 구조요원도 되고 이것저것이 되는 그런 설정이다.
(사실 끝까지 해마체가 어떤 형체인지 감을 잡지 못했음. 사람형태인가? 표현이 나왔는데 내가 놓친 걸 수도…)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취급하며 절대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해마 ‘비파‘가 자신의 임무를 위해 한 사람(주성화까지 두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도..)을 지켜보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 비파와 비파의 백업(둘은 같지만 같지 않다) 간의 갈등
- 인공지능에 의한 논리와 추론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해마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함(해마입장에서는 고장 나는 거라고 하지만..)
이러한 비파의 고뇌하는 과정이 정말 세세하게 묘사되어서 실감 나게 재밌었다.
결국 내가 무언가를 안다는 사실은 내 착각을 이겨내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네 두려움은 네 삶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두려웠음에도, 여전히 두려움에도 너는 다시 용기를 낼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용기를 낼 기회를 만들어주는 무대에 불과하단 걸 알기 때문에. 설령 원하는 만큼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세상이 답하지 않더라도, 너 자신이 달라지리란 걸 너는 알기 때문에.
맴찢..
이은하라는 인물도 단순히 정의롭기만 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정말 그 시대의 사람답게 입체적으로 묘사된다! 그런 편이 훨씬 더 그럴듯해서 몰입감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웠던 부분은
비파에게 임무를 준 시냅스는 도대체 무슨 의도로 준건지 궁금하다!!!
‘중앙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쫓아내라‘를 중앙이 비파를 해마로서 적절히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을 보고(확률이 0이 아니었다던가), 비파 자신에게 그런 임무를 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냅스와 중앙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나오질 않아서 그 부분이 궁금하긴 하다. 비파 이전의 해마들에게도 왜 그런 임무를 준거지…??
결말은 개인적으로 살짝 허무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끝내는 게 제일 깔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SF소설들을 중도하차해본 사람으로서… 오랜만에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요 작가님의 다른 소설 <돌이킬 수 있는>도 SF소설이라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