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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ji Jul 25. 2021

자신을 향해 걷는 삶

2021년 7월회고/스여일삶 모.각.회


#삶의_가변성


이번 달 부쩍 관계에서건, 책이건, 경험이건... 전반적으로 느끼는 메시지. "사람과 상황은 계속해서 변한다"

머리로는 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삶에서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과거와 다른데, 과거의 시선으로 분석하려고 하니 제대로 답이 나올 리가 있나. 단순하지만 확실한 깨달음을 얻은 후 현재를 다시 읽어보니 나를 비롯한 세상의 많은 것이 관대하게 보인다. 

 각자의 이유가 있는 만큼, 지레짐작을 멈추고 맥락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신이 처한 상황은 무엇인지, 당신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 누군가 물어주길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 

 그런 의미에서 한 때 가까웠지만 지금은 부정적 감정이 생긴 사람에게 나의 마음을 드러내 보았다. 사람 간의 거리의 변화에 감정을 잘 안 담는데 이번에는 유달리 서운함이 남았다. 말은 "여기까지 인가 봐" 였지만 잔여 감정이 남았다. 이를 알았던 친구가 너를 위해서라도 이야기를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는 기회가 되거나 관계 개선의 타이밍이 될 수 있으니. 며칠 후 전화를 하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고, 상대방의 의견도 나눠보았다. 일부는 오해의 여지가 있었고, 난해한 상황도 있었다. 서로 환경이 다르기에 완벽한 이해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전화 전후가 달라졌다는 건 확실했다. 불편한 마음이 사라졌다. 쿨한 줄 알았지만 편협했던(?) 스스로에게서 조금 더 벗어나 본 기회. :-)



#도덕경


사내 독서모임 책울림에서 읽는 중인 '나 홀로 읽는 도덕경'. 동양철학에 큰 관심 없었는데, 이번 텀에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책이라 겸사겸사 읽어보게 되었다. 요즘 하던 고민(나 답게 살고 있나?)과 맞닿아서 생각을 곱씹는 기회로 삼는 중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남겨본다.


왜 도덕경을 읽어야 할까? 

 노자는 '관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집중 통일보다는 분산을, 집단보다는 개인을, 이성보다는 의지와 욕망을 중시하는 시대에는 관계론적 특징을 보여주는 노자가 설득력 있다. 사람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식견을 넓히는 과정에서 경전을 힌트로 삼을 수 있다.


진정한 앎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배우는 이유는 나 자신이 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따라 하기 위해 배우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이 잘 살려면 시대에 대한 인식, 자신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함. 자신을 향해 걷는 삶을 살면 낭만적인 충족감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큰 성취를 이루게 한다. 대답보다는 질문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대답은 타인이 만든 이론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면 질문은 자신에게만 있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발휘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모방하는 배움의 태도를 벗어나,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거피취차(去彼取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라는 의미가 무엇인가?

저기 멀리 걸려있는 집단적 이상을 추구하지 말고, 너의 욕망, 네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정해진 이념을 수용하는 자가 아니라 이념의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정해진 이념과 자신을 비교할 경우 스스로 당당해지기 어렵다. 너를 추구해야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이 될 수 있고, 거기서 큰 성취가 나온다도덕경의 전체적 맥락을 짚어보면, 우리 가운데 한 명이 되려고 하지 말고 우리에서 벗어나 고유한 너로 존재하라는 웅변을 느끼게 한다. 그렇게 존재하는 각자 각자가 튼튼한 우리를 만든다.



#관계의_의미


 이번 달에는 20대에 만났던 사람들과 연락을 자주 했다. 마침 타이밍도 맞았고 (누군가와 이야기하다 보니) 나는 생각보다 과거의 인연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실을 인지했던 영향이 크다. 나이가 들어서 편한 관계가 그리워진 건가^_ㅠ. 어쨌든 나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기뻤던 시간. 뜬금없는 연락이었지만 다들 반갑게 맞아준 것도 좋은 기억이다. 앞으로도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지인의 결혼식 참석. 바다가 보이는 예식장이라니!


#이달의_돌아이짓


바닷길 따라 정처 없이 걸어보았다. 총길이를 보니 대략 16km...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이 여름에 왜 그러나 싶은데, 가끔은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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