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회고 / 스여일삶 모.각.회
두 번째 자가격리
코로나 확진자가 점점 늘어갔지만 내 주위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9월의 어느 날, 가까이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는 동선과 공간 구조상 밀접접촉자로 분류된다는 말을 들었다. 당사자와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고 계속 마스크를 낀 상태였기에 억울했다. 자가격리를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2주를 집콕당해야 한다는 사실도 끔찍했고 하필이면 그 주에 중요한 일정이 있었기에 멘붕이 왔다. 하필이면 왜 이럴 때인가. 그렇다고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싶진 않았다. 인생이란 게 사실 어찌 될지 모르는 거고 잘못이 없어도 억울해질 수 있으니까. 당연하게 여겼던 것, 바빠서 놓쳤던 것을 다시 눈여겨보는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집에서 오랜만에 베이킹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감사와 기쁨이 적었던 일상을 회복하는 기회가 됐다.
Give and Take
현재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에 인사담당자가 나 혼자다. 그러다 보니 채용 이슈에 관해 나와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주셨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가도 사람은 모두 관점이 다르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배우는 점이 있겠거니 싶어서 수락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전달할 내용이 꽤 많았고, 1시간으로는 아쉬움이 있어 정기적인 시간을 가지며 정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채용 이슈로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동병상련인 실무자 입장을 많이 언급하게 됐는데 이 부분에서 깨달음이 많으셨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말하면서 정리하는 타입이라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기회도 됐고, 내가 헛일을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_ㅠ
효도관광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효율성에 빠져서 부모님하고 보내는 시간이 아까웠는데, 나이를 먹고 관점이 변하니까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소중해졌다. 부모님이 아직 어딘가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상태일 때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서, 이번에는 추억도 떠올려 볼 겸 어릴 때 많이 갔던 용평리조트로 고고. 설원이 펼쳐진 리조트도 좋지만 초록초록빛의 여름 풍경도 마음에 든다. 여기저기 산책하다 보니 예전에 비해 콘도가 전반적으로 낡은 것 같긴 하다만 추억 보정으로 즐겁게 지내다 왔다. 청명한 가을 날씨도 한몫...!
그리고 이번에는 대부분의 비용을 내가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나름의 뿌듯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