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 요가와 일반 요가 수업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아마도 한 자세를 조금 더
오랫동안 유지를 하는 것 아닐까.
원래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가만히 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건
머리로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정지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정말 쉽지 않음을 몸으로 깨닫는다.
이곳에도 근육이 있었나 싶을 만큼
그동안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온몸 구석구석의 당김과 자극을
느낄 때면 머릿속은 온통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찬다.
요가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그러한 자극이 익숙지 않아
선생님의 카운트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세에서 빠져나오곤 했었지만,
수련을 거듭할수록
조금 더, 조금만 더 그 자세를 유지해보려 한다.
평온한 선생님의 얼굴과는 달리
아무리 비슷한 표정을 흉내 내보려 해도
표정관리는커녕
구령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자극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고통스러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들숨날훔 호흡하며
그 생각을 한발 떨어져 관찰한다.
다시 또 자세를 풀까 말까
고민하는 나를 관찰하며
의식을 의도적으로 호흡으로
다시 데려다 놓기를 시도해 본다.
그렇게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3분, 5분
몸을 한 가지 자세로 정지한 채로 흘러간다.
빠져나옵니다.
라는 반가운 소리가 들릴 때면
자극을 피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 동안 마주한 내가
스스로 자랑스러워진다.
요가를 하며 영원한 고통은 없다는 걸 배운다.
자극 또한 무뎌지고
결국은 지나가는 것이라고.
당시에 그 자극을 피해버리면
당장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언젠가 다시 마주해야 했을 땐
더 큰 고통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요가는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알려준다.
요가와 마찬가지로 일상에서도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며 산다.
지금 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안고 갈지,
그냥 에라 모르겠다
이 순간을 모면해 버릴지.
불편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일이
많은 수련을 요구하는 일일지라도
나의 건강한 정신상태를 위해서는
회피보다는 수용이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 지나가니까.
내가 지나왔고, 앞으로도 또 그럴 거니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