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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요가일기 08화

요가원, 회복을 위한 쉼터

by Slowlifer

요가원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인다.


시간대별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기도 하지만

특히 내가 회사를 다닐 때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오전 시간대에 요가원을 찾으면

그 색깔이 한층 더 다양함을 느낀다.


일을 쉬기로 한 뒤 처음 요가원을 찾았을 땐

요가원에 모인 사람들을 보며

내심 내내 궁금해했다.

‘저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일까’


회사원으로만 십여 년을 살아온 나는

회사에 있어야 할 오전 열 시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뭘 하는 사람들일까

짐작조차 잘 안되었기 때문이다.


회사 아니면 다 집에서 노는 사람 정도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는 나도 지금 ‘놀고 있다’ 하지 않고

쉰다는 표현을 하면서 말이다.


몇 달째 꾸준히 출석을 하다 보니

궁금증은 하나 둘 자연스레 풀려나갔다.


각자의 이유로

회복을 위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회복이라는 것이

반드시 나와 같이 마음의 병이 있어야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상에서도 매일

스스로를 위한 회복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자신을 정말 아낄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나의 편협했던 판단이 부끄러워졌다.


동시에 나 또한 아프기 전에

나를 조금 더 돌봐줬었다면

조금은 덜 아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같이 이런 말을 했다.

요가라도 안 했으면 못 견뎠을 거라고.


그 사연들은 다 제각각이지만

요가원에서 외부로 흘러나간 에너지를

다시 각자의 내면으로 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몸과 마음이 많이 다쳐서

요가원을 찾았던

몇 달 전의 내가 떠올랐다.


웃음도 말수도 잃었던 그때의 나는

침대에서 겨우 걸어 나올 수 있었을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요가원을 찾았다.


요가원에 있는 동안은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다.


그 평온함에 요가가 좋아져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요가원으로 매일 향했다.


지금의 나는 요가원에서

다시 장난스러운 말투로

농담 섞인 말도 던지고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도 나눈다.


몇 달간 많이 회복된 내 모습을

스스로도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요가원에서

찬찬히 내 마음을 돌볼

시간을 내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가는 운동이라고 하지 않고

수련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요가원은 다양한 개인이 모여

각자, 그리고 또 함께

자기 내면을 수련하며

회복을 하는 쉼터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함께 하지만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고

따로 하지만 너무 외롭지도 않을

그 적정거리를 가진채 모여

긍정에너지로 순환하는

그 기운이 요가원 내 가득 차는 듯하다.


나를 위한 하루 60분의 투자

요가만 한 것도 없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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