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12회 차
작년 말부터 1-2주에 한번 정도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선생님과 라포가 매우 잘 형성되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편안하면서도,
내 안 깊숙한 곳에 있던
상처받은 감정들이 건드려져
아프고 슬프고 화나는 마음이 올라와
상담 후엔 정말 힘이 하나도 없다.
선생님은 상담이 잘 되는 신호라며
원래 상담받고는 한 시간은
그냥 누워만 있어야 한다고
날 토닥여주셨다.
뭐래도 ‘괜찮다’ 그 흔한 한마디가
나를 살린다.
다시 복직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자 불안해지는
마음을 털어놓고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힘들다고 하는 내게
중립의 입장에서 벗어나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주신다.
“구직을 한번 해보는 게 어때요? “
나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은 회사로 돌아가라는 뜻이 아니었다.
선생님은 다시 덧 붙였다.
“여태까지 경제적인 것만 신경 써서
일했잖아요. 지금은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일,
좋아하는 일을 한번 해보는 거예요. “
“제가 보기에 xx님은 ‘일 하는 나’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나’보다
더 좋아하는 분이에요.
이 또한 나중에 넘어야 할 산이겠지만
우선은 하나씩 해보는 거예요. “
그 한마디가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머릿속을 맴돈다.
돈 벌기 위한 일 말고,
내가 나 다울 수 있는 일을 구하는 것.
계속 고민 중이었던 문제 이긴 하지만
난 여전히 경제적인 가치를
무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마음만 바꾸면
억대연봉을 챙길 수 있는 회사를
손에서 놓는 일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1-2년 일 하고 말 거 아니기에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
조금 더 고민해보려 한다.
경제적인 부분 배제하고,
내가 뭘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일 하는 나’는
나의 중요한 정체성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