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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 orozi Jun 23. 2022

지혜는 회색이다. 삶과 종교는 그러나 색깔이 풍부하다

2022. 04. 25

 #문화와가치 MST 134 181

라고 #비트겐슈타인 은 말했습니다. '지혜' 혹은 '상식'은 특정 시점이 주입하는 가치관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근현대 우리나라의 산아정책이나 입시 인기 학과의 선호도 변화를 보면 이런 점이 잘 나타납니다. "하나만 낳자"에서 "셋이 행복하게"를 거쳐, "하나라도 낳자"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또, 제가 입시할 때만 해도 기계공학과가 최고였는데요, 요새는 AI 관련 학과가 갑이죠(아마도). 그 이전에는 법대였을 겁니다. 물론 단연 최고는 불어불문학과입니다.


이처럼 지혜는 시대를 초월하기 어렵고, 색깔이 풍부한 삶을 칠하기에 너무도 탁합니다. 우리의 삶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지나 미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색채를 만날 예정이거든요. 지혜라는 단어가 표상하지 못하는 가치는 너무 많습니다. 경제원론 첫 시간에 들었던 표현을 빌리자면, 지혜는 스톡이고 삶은 플로우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삶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니 "답은 책이다"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비트겐슈타인은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책은 가치 있는 생각이 응축된 엑기스지만, 결국 저자의 회색 가치관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죠. 답이 있을까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말처럼, 가만히 있어야 할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 분명한 답을 알고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 티셔츠가 있다면 제 삶은 보다 풍부해질 것 같거든요. 그러니 티셔츠 주세요. 책은 안 주셔도 되는데 티셔츠는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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