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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이 영화도 아이러니

[영화] 보고타

by 랩기표 labkypy

1997년, IMF 위기로 삶의 기반을 잃은 국희와 가족은 새로운 희망을 찾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그들에게 기회의 땅처럼 보였으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보고타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터였고, 법과 질서는 이미 힘을 잃은 상태였지요. 부패와 폭력이 일상이 된 그곳에서 새로운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부터 남미에 정착한 한인들은 보고타에서도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높은 15% 관세가 아니었습니다. 부패가 만연한 세관에서는 뇌물을 건네지 않으면 물품이 통과되지 않았고, 이는 사업에 더 큰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결국 부패한 관료들에게 뇌물을 건네며 밀수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밀수로 들여온 질 좋은 한국산 의류들은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사업은 번창했지만, 그 번영 뒤에는 폭력과 부패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마약 카르텔과 범죄 조직들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동원했고, 한인 사회 역시 그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총과 칼을 겨누며 생존을 위한 싸움이 계속되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한국을 떠난 이들이 타국에서 같은 한인들과 갈등을 빚고, 부패와 폭력으로 성공을 이루지만 결국 그것으로 무너지는 모습.


국희는 밑바닥 1구역에서 시작해, 마침내 상류층의 상징인 6구역까지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다다랐을 때 그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가 떠났던 한국의 그림자를 결국 이곳에서 다시 마주한 것이죠. 과연 국희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은 것일까요? 아이러니한 현실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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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작들이 빠르게 넷플릭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영화관 데이트 낭만은 사라지고, OTT를 극적으로 볼 수 있는 DVD방, 모텔 등과 같은 시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이 홈시어터를 갖추는 건 힘든 시대니깐요.


https://youtube.com/shorts/LFw3LlwBKVI?si=sgqHTbE065FJn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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