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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Sep 04. 2023

당신은 무엇으로 저장되어 있을까요?

시아버지의 이름

주말에 시댁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가까워서 심심할 때마다  가기 때문에 예고 없이 들렀더니

집이 비어있었다.

전화했더니 아버님은 여행 가시고 어머님은 운동을 가셨단다.

TV를 보며 배달시킨 족발을 먹고 있노라니

어머님이 곧 돌아오셨고 늘 그렇듯이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꺼내며 손주들을 챙기셨다.

그러다 어머님 핸드폰이 울렸다.

시아버님이다.

그런데 어머님 전화에 시아버님은 '가장 OOO'

(OOO은 이름)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가장 OOO' 이라니...

너무 맞는 말이지만 생경하기도 하고 뭔가 알 수 없는

웃음이 났다.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도 빵 터졌다.

재밌는 건 나눠야 하는 법,

이번엔 아들에게 "할머니 핸드폰에 할아버지 뭐라고

저장되어 있게?"물었다.

아들은 5초쯤 생각하더니

 "오빠?"

그 대답이 또 익숙하기도 하면서 어이가 없어서

남편과 나는 오래간만에 소리 내어 깔깔댔다.

(옳지는 않지만 내가 남편을 그렇게 부른다)


참고로 아들폰에 나는 원래는 '마왕'이었다가

내가 노발대발한 이후로 '엄마왕'으로 바뀌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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