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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Jan 03. 2024

눈 떠보니 선진국

되나 했더니 빽도인가요?

페이스북에서 박태웅 의장의 강연을 몇 회 보면서 엄청난 자극과 희열을 느꼈다. 그가 낸 책을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책을 먼저 고르게 되었고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1부에서 선진국의 조건을 제시하고 2부 고장 난 한국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재조명했다면 3부에서는 AI를 중심으로 앞으로 미래를 그려가야 할지에 대해 적당한 깊이로 필요한 이야기들만 다루고 있다. 일흔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가 읽고도 기가 막히게 똑똑한 사람이라고 칭송할 정도로 일반인의 시선에서도 이물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데이터사업을 추진하면서 경험했던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과 시장의 현실 그 사이의 괴리에서 상당한 답답함을 느꼈던 터라 높은 분들이(과기부든 정통부든 기재부든 금융위든간에) 반드시 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태웅 의장이 제시하는 바를 공공에서 귀담아듣고 방향성 조정에 참고한다면 산업 육성에 쓰이는 막대한 예산이 헛된 곳에 낭비되는 것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는 정권을 떠나서 미래상에 논의와 사회적 컨센서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어떤 정책을 집행할 때 이런 대의명분이라는 게 있는지조차 궁금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합의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조차 궁금한 부분이긴 하다.
또한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너도 나도 뭔가 새로운 것 도입해서 광한번 팔아볼까 하며 How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why에 대해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올 수 없는 이유를 혹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노벨상은 어떤 이슈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연구할 이슈를 제기하는 자에게 주는 것이라고...

이제는 우리도 조금은 긴 호흡으로 남이 해놓은 거 따라 하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클래스의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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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부 정의하는 사회

21P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앞보다 뒤에 훨씬 많은 나라가 있는 상태. 베낄 선례가 점점 줄어들 때 선진국이 된다. '세상의 변화가 이렇게 빠른데 어떻게 토론을 하는 데 2년이나 쓰나?'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독일이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을 들여 낸 백서를 화들짝 놀라서 교과서처럼 읽고 베낀 게 4년 전이다. 독일은 2년이나 사긴을 들였지만, 우리보다 4년이 빨랐다. 긴 호흡으로 멀리 본 결과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단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사용하고 나머지 5분은 그 문제를 푸는 데 쓸 것이다."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28P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 목표를 바꿔야 한다.


2차 대전 이후 그야말로 미국이 지상의 낙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시기, 그때를 우리는 대압착시대라고 부른다. 압착이란 누른다는 뜻이다. 아래위로 내리누른 것처럼 빈부격차가 극도로 좁혀졌던 시기, 중산층이 가장 많았던 시기다. 우리가 '미국'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휘발유를 물 쓰듯 하는 긴 세단과 교외의 주택, 흥겨운 파티와 같은 장면이 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대개 1930년대 중반 뉴딜 정책이 시행되고 사회 복지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 1970년대 말,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다시 악화되기 시작한 시점까지로 본다.


@제2부 고장 난 한국사회

83P AI교육

... 프로그래밍을 한 마디로 말하면 '예외를 처리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논리적인 사고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내는 상상력, 예외를 처리하는 창의성을 기르는 게 곧 AI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밍 작업의 90% 이상은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경청하기'와 '논리적으로 말하기'는 AI에 필수적인 역량이 된다. 문제를 의식하고 되짚어 중요한 오류를 찾는 것(debugging), 상대의 요구를 듣고 관찰해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 Requirement Specification, 있을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그려보는 것  User Scenario, 반복되는 일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 Algorithm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말하자면 AI교육의 핵심이 된다.


97P 권력은 부패하기 쉬운 경향이 있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라고 에이브러햄 링컨이 말했다. 이 말에 따르면 현재의 검찰은 절대 부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개 검사의 도덕성과는 무관한 얘기다.

 

120P 코로나 시대의 재정정책

버냉키와 맨큐, 피셔들도 동의하듯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재정 정책은 필수적이다. 그 규모는 위기의 크기만큼, 그 속도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빠르기만큼 이 될 것이다. 대단히 크고, 압도적으로 빨라야 한다...

중국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신인프라 사업

1) 5G 통신망 확충

2) 고속, 도시철도 노선 연장

3) 산업인터넷 확대(스마트공장)

4) 특고압 설비 확충

5)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

6) AI투자

7) 전기차 충전소 확대


@제3부 AI시대

182P 통계가 아니라 로데이터

연구목적으로 데이터를 쓸 때는 누군가 가공해 놓은 통계가 아니라 원 데이터가 필요하다. 내가 '킹덤'을 보고 싶은데 선배가 "걱정 마, 내가 스토리 다 얘기해 줄게"라고 하면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통계는 줄거리를 얘기해 주는 선배와 같다.


[참고] in the age of AI

https://youtu.be/tyGEejOBdFc?si=vlp1CqC3YQrLw3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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