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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Sep 30. 2019

상사의 조건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라


가끔 상사가 바쁜 와중에 굳이 할 필요 없는

소모적인 일을 지시할 때가 있다.

회의  시간에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솔직히 투자 대비 효율이 나지 않는,

유일한 효용이라면 이런 것까지 굳이

한다는 보여주기용(이른바 광팔이)이었다.

안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  시간에 해야 할 다른 중요한 일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상사는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그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해

당황스러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릴 뿐이었다.

그저 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은 필요와 무관하게 해야 할 일이 되었다.

가끔 조직장이 된 선배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요즘 애들은 왜 일을 시키면

이유까지 조곤조곤 설명해야 하는지

점점 살기 불변해지고 있다는

푸념을 들어야 할 때가 있다.

나도 같이 늙어가는 후배인지라

본인 생각에 동의할 거라 믿고 하는 말이겠지만

앞에서 적당히 웃어넘기고

뒤에서 조용히 그를 '알고 보면 꼰대과'로 

재분류한다.

상사가 시키는 일을 의심 없이 그리고 당연히

해왔던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 따위야 잊은 지 오래다.

내가 그렇게 살아왔으니 

나의 팀원도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믿을뿐이다.

하지만 그때의 환경이나 사람이 지금과 다르듯 

일의 성격이나 프로세스 역시

그들 시절과는 질적으로 다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 일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즉 명확한 목표도 없이

해내기에는 너무나 수고롭고 심지어

괴로운 업무가 있는 것이다.

설령 운이 좋아 본인이 지시한 일을

팀원들이 잠자코 해낸다 하더라도

상사는 지시하는 일의 목적에 대해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도 답을 찾기 어려운 일이라면

회사 차원에서도 그다지 효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히 그 가치를 인정받기란 

어려울 것이고 그간의 노고가 헛고생임을

알게된 팀원의 반감은 늘어만 갈 것이다.

일의 이유가 단지 '사장이 좋아할 것 같아서..'

지라도 왜 좋아할 것 같은지에

대한 논리는 몇 가지 갖고 있어야 한다.

결국 사장이 좋아하면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는

것을 알고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뿐이라면 팀원의 노력을  것이 아니라

혼자서 하면 된다.

직접 월급 주는 오너라면 모를까

회사의 자원을 개인 취향 때문에

사유화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팀원에게 업무를 지시함에 있어

'왜'를 제시할 줄 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 상사(조직장)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며 역할임을

인정해야 한다.

오히려 왜냐고 묻지 않는 팀원을 의심하라.

고민 따위는 하지 않고 일하는 척이나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고 묻지 않는다고 해서 착각도 말아야한다.

당신의 인사이트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이미 말 안 통하는 꼰대로 분류되어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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