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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한잎소설,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타로 한잎소설,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연인, 소드3, 힘, 컵9

by 해드림 hd books

연인(The Lovers) 검 3(Three of Swords) 힘(Strength) 컵 9(Nine of C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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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인(The Lovers)

서울의 봄은 유난히 짧고, 마음은 그보다 더 빨리 식는 계절 같았다.

은서는 합정역 근처의 북카페에서 눈을 감은 채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커피 향 너머로 오래전 멀어진 이름 하나를 떠올렸다.

그 이름은 여전히, 익숙한 음악이나 낯선 거리의 풍경 속에서도 기척을 남기곤 했다.

지민, 그 사람은 문학 동아리의 선배였고, 자신에게 처음으로 시를 건네준 사람이었다.

“이 시는 네가 쓴 거야?”

“응. 근데 좀 창피하다.”

“창피한 글은 절대 이런 눈빛을 안 담아.”

그 시절의 은서는, 이 말 한 줄에 계절을 통째로 헌납할 만큼 어린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관계는 정확히 ‘사랑’이라고 불리기 전까지가 가장 아름다웠다.

서로의 눈빛에 담긴 감정은 아직 이름이 없었고, 그래서 더욱 깊게 퍼질 수 있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이름 붙여진 사랑은 식는 속도가 빠르다고.

은서도 이제는 그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2. 검 3(Three of Swords)

비가 내리던 종로의 오후.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온 낡은 카페, 창가 자리.

둘 사이에는 예전처럼 펼쳐진 시집도, 함께 머물던 시간도 없었다.

단지 묵직한 공기와 말하지 못한 감정들만이 테이블 위에 머물렀다.

“너, 장학금 계속 받아야 하지?”

“응. 등록금도, 생활비도… 쉽지 않아.”

지민의 시선이 잔을 향했다.

뜨거운 커피가 식어가는 모습이, 그들의 관계를 닮아 있었다.

“난 대기업 인턴 붙었어. 정규직 전환도 유력하대. 그래서 더는 시간을 나눌 수가 없을 것 같아.”

“그래서, 이제 그만하자는 거야?”

그 물음은 상처를 예감한 마음이 던진 마지막 실낱 같았다.

그는 답하지 않았고, 그 무언의 고백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이별의 말보다 무서운 건, 아무 말도 없을 때였다.


3. 힘(Strength)

그날 이후, 계절은 몇 번이나 바뀌었고, 은서는 상담심리학을 전공으로 삼아 사람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선생님은요, 사랑이 끝나면 그 사람을 완전히 잊으셨나요?”

질문하는 청년의 목소리에는 어린 날의 은서가 숨어 있었다.

“완전히 잊지는 않아요. 다만… 그 기억과 나란히 걷는 법을 배운 거죠.”

그 대답을 내뱉으며, 그녀는 한 번도 보내지 못한 메시지들을 떠올렸다.

‘지민아, 잘 지내니?’

‘너 없는 시간에도 봄은 다시 오더라.’

편지를 쓰지 않고도 편지를 쓰는 법을, 그녀는 어른이 되어가며 익혀갔다.


4. 재회

성수동 갤러리에서 열린 북토크.

초대장이 책상 한편에 무심히 놓였을 때만 해도, 은서는 그것이 운명의 입구일 줄 몰랐다.

『나에게, 사랑이 말을 걸던 날들』 저자: 김지민

그 이름이 진짜 그 사람이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상 위에 선 사람, 마이크를 쥔 손의 각도, 말끝의 숨결 하나까지도 그였다.

사인은 받지 않았다.

대신, 행사 후 무작정 인파를 피해 걷던 은서의 앞에 그가 나타났다.

“은서야.”

그 목소리는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서서히 재생되었고, 그녀는 단숨에 그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정말 오랜만이야.”

“그러게. 너무 오랜만이다.”

근처의 조용한 카페.

예전과 다르지 않은 커피잔, 그러나 너무도 달라진 사람들.

“가끔, 너 생각했어.”

지민의 말에 그녀는 미소를 흘렸다.

“그땐 네가 나의 전부였으니까.”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그 물음은 무모할 만큼 간절했고, 은서의 심장은 단번에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녀는 조용히, 아주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지민아, 우리는 그때가 전부였어. 지금의 나는,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걸로도 충분해.”

그 말 속에는 사랑의 흔적과 동시에, 그 흔적을 지켜주는 단단한 힘이 서려 있었다.


5. 컵 9(Nine of Cups)

밤이 내려앉은 방, 불을 끄고 조용히 앉은 은서.

잔에 따른 와인 위로, 전등 아래 반짝이는 빛이 감정을 비추고 있었다.

지민은 더 이상 사랑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의 지민은 여전히 그녀의 일부로 살아 있었다.

사랑은 결국 지나간다.

그러나 모든 사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잔을 기울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우린 끝났지만, 그 기억은 지금도 나를 따뜻하게 해.”

어느새 창밖에 내리던 비가 멎었다.

그녀의 마음도 마침내, 조용히 멎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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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 상징 해석


The Lovers (연인)

깊은 관계, 사랑의 선택, 그리고 삶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를 성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사랑은 선택을 요구하며,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Three of Swords (검 3)

상처, 이별, 감정적 고통의 상징.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등을 돌리는 이별이 가장 아프다.

감정의 끝은 때로 미움이 아니라 조용한 체념이다.


Strength (힘)

내면의 단단함, 감정의 통제, 회복의 여정을 나타낸다.

상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진정한 강함은 누군가를 놓아줄 수 있을 때 드러난다.


Nine of Cups (컵 9)

감정적 만족, 자족감, 내면의 평화를 의미한다.

이루지 못한 사랑도 마음속에서는 완성된 이야기로 남을 수 있다.

진짜 성숙은, 붙잡지 않고 축복할 수 있을 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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