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한 동료로부터 빨간 립스틱을 선물 받은 이후 또 다른 동료에게서 책을 선물 받았다.
"우리 여성의 역사"
한국여성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으로서 내게 선물을 한 분이 이전에 읽고 느낀 바가 많아 의미 있게 간직하던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중간 부분에는 정성스러운 쪽지와 네 잎 클로버가 꽂혀 있었다.
쪽지가 꽂혀있던 페이지에는 조선시대의 '무녀'에 대한 서술이 있었다.
무녀.
"무녀란 무격신앙의 담당자이다. ... 그중에서 무당은 여무, 무녀 또는 모든 신을 섬긴다는 의미에서 '만신'이라고 불린다. 이들 무녀는 무격신앙을 주도하면서 우리 민족 고유의 의식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 따라서 무녀들은 비록 천민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제대로 대우받지는 못하였지만 오늘날로 말하자면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뭐... 성폭력 피해생존자임을 숨기지 않고 공유하는 나를 보시고는 무녀... 를 떠올리셨던 걸까?ㅎㅎㅎ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해석의 영역으로 남겨놓고 싶어서.
내가, 우리들이 이렇게 떠들고, 싸우고, 또 기록하고... 하는 일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여성'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직접적인 피해자이던 그렇지 않던, 피해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여성들의 느슨한, 그렇지만 밀도 있는 연대가 분명히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