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Feb 02. 2024

친절한 작업실

상덕의 모습 #1



 파주 출판단지에 상덕의 작업실이 있다. 의식주가 있는 연희동에서 상덕의 작업실로 이동하면서 오랜만에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출퇴근 시간 외에 이렇게 여유롭게 자유로를 달리는 것이 무척 오랜만이다. 파주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이렇게 지인과의 약속이나 개인적인 일이 있지 않으면 쉬이 가기 어려운 곳이다. 특히 출판단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업실에 들어가면서 늘 그렇듯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할 때 챙기는 선물, 고심해서 고른 컵을 상덕에게 전해주었다. 상덕은 친한 눈으로 나를 반겼다. 그는 눈에서부터 친절함이 새어 나오는 사람이다. 작업실 역시 손님을 맞이할 넉넉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모든 사물과 그림, 풍경이 방문한 손님의 관찰과 관심을 기다리고 있었다. 붓과 안료, 종이와 캔버스는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역할 구분이 명확한 테이블은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공간에서 불편한 동선은 없다. 자연스레 다음 순서로 이어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휴식을 위한 소파의 위치마저 적절하다. 작업실 공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락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민했을 그의 시간이 고스란히 쌓여있는 곳이다. 



작가의 이전글 소환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