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다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인데.’라는 말을 싫어한다.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하고 또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을 좋게 보지 않았다. 사는 일을 먹기 위한 일로 명명하는 순간 삶의 의미가 하찮아져 버릴 것 같아서다.
심심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고는 조금 생각을 달리하기로 했다.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먹고살다’라고 붙여서 쓰면 ‘생계를 유지하다’라는 의미의 단어가 된다. 이와 달리 ‘먹고 살다’라고 띄우면 단순히 먹는 것과 사는 것의 단어가 더해져 먹는 것이 사는 것에 중요한 의미로 해석된다.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이다. 요즘은 이전보다 확실히 더 그런 세상이다.
그렇게까지 집요하게 따질 것도 아닌데 말꼬리를 잡고 그랬던 것 같다. 뜻과 상관없이 자꾸 말하다 보면 진짜 그렇게 믿어버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렇게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꼰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먹고살기 어려운 세상인데 나부터 좀 여유를 가져야겠다.
얘기하다 보니 싫어하는 말이 또 생각났다.
난생처음 골프장에 가는 걸 ‘머리 올리러 간다.’고 하는 표현.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진 않을 뗀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용하는 건지... 이런 말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여행 중이다 보니 뭘 먹을지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보통은 보이는 첫 집에서 추천 메뉴 중 아무거나 시켜 얼른 해 치우는 편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최소한 메뉴가 겹치지는 않으려 한다.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먹고 사는’ 문제도 나름 중요한 것이란 걸 알겠다.
* 이번 여행에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메뉴들 : 곱창전골, 라멘, 덮밥, 돈가스, 우동, 카레라이스, 꼬치, 초밥, 맛있는 빵...
아무래도 며칠 더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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