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함께 읽기
옛날옛적에 구지라는 이름의 스님이 살았답니다. 스님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깨달음을 묻는 사람들에게 항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검지 하나만을 곧게 펴서 들어 보인다는 점이었지요. 스님과 같은 절에는 동자승이 살고 있었는데요, 스님의 가르침을 몇 번 본 동자승은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한 명의 학인(學人)이 절에 찾아왔습니다. 그는 스님이 없으니 아쉬운 대로 동자승에게 “스님이 평소에 어떻게 가르치시니?”라고 물었지요. 이에 동자승은 스님의 행동을 흉내내어 검지를 펴들었습니다. 스님이 돌아오자 동자승은 스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러자 스님은 부엌으로 가서 몰래 칼을 들고와 다시 동자승에게 “얘야, 불법이 뭐라고 하였지?”라고 물었습니다. 동자승은 하던 대로 검지를 폈습니다. 그 순간 스님은 숨겨놨던 칼로 동자승의 손가락을 뎅겅 잘라버렸습니다. 놀람과 고통에 차 도망치는 동자승. 구지 스님이 큰 소리로 그를 불러 고개를 돌리니, 스님은 또 다시 검지를 세웁니다. 그 순간 동자승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