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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세계여행 Feb 04. 2020

인도 무계획 배낭여행 60일 후기

인도여행, 어떻냐구요?

라이킷과 구독, 그리고 댓글을 부탁드려요 ! 독자와의 만남이 작가에겐 가장 큰 행복입니다.

※ 국가별 여행후기입니다. 평점은 100% 주관적이니 참고로만 활용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그리다에요.

 세계여행의 세번째 국가, 인도는 60일을 여행했습니다. 입국 첫날부터 '망할 놈의 인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큰 사고없이 잘 마무리했네요. 한 국가에 왜 이렇게 오래 있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론 성공적이었어요. 인도여행 전반에 대한 후기를 남깁니다. 치안, 물가, 관광자원, 관광 프렌들리, 교통의 다섯개 분야로 나눴습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입니다. 20대 남자 배낭여행객 기준이니 감안해주세요.




1. 치안 5/10

 인도의 치안은 '생각만큼' 나쁘진 않습니다. 물론 좋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했을때 나오는것 같이 심각한건 아닙니다. 저도 인도에 대해서 들은 얘기가 많아 들어오기 전엔 많이 걱정했어요. 처음엔 현지인들이 하도 쳐다보길래 무슨 일 생길줄 알았는데, 그냥 쳐다보는거지 해코지를 하는건 아닙니다. 귀중품은 몸에서 떼지 않기, 친한척 말 걸어오는 사람 조심하기 등 기본적인 수칙만 지키면 괜찮습니다. 두달 동안 치안관련 문제는 하나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절대 안심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여행자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뉴스도 심심찮게 들리는거 보면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건 분명합니다. 정부부패가 심각해 사고가 터져도 경찰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안하는게 좋으니, 미리 조심하는게 상책입니다.


이렇게 둘러싸긴 해도 해치진 않아요


※ 여자 혼자 여행해도 괜찮나요?

 못할건 없지만 추천하지 않습니다. 뉴스에서나 볼법한 강력범죄 소식은 뉴스로만 들었어도 성추행 같은 문제는 빈번해요. 극악의 남녀성비에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섞여 억압된 남성의 성욕이 외국인 여성에게 표출됩니다. 릭샤를 대절했더니 사람이 별로 없는 장소로 데려가 스킨십을 하려고 든다거나, 2등석 기차에 타니까 '무슨 일을 당하려고 여기 탔냐, 나랑 같이 안전한 1등석 룸으로 가자' 등등 오만가지 개수작이 들어옵니다. 모두 여행 중에 만난 여성 여행객에게 들은 얘기에요.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여자 혼자 다니는 여행객은 국적 불문하고 극소수입니다. 여자 혼자라고 무조건 사고가 나는건 아니지만, 이런 일을 몇번 겪다보면 여행와서 기분만 상하니 가급적 동행이 있는걸 추천드려요.

 혹시라도 혼자 여행하시다 불쾌한 경험이 있으실 경우 단호하게 거부의사를 밝히세요. 서양 여성에 비해 아시아 여성이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어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대부분 인도인들은 상대방이 정색하면 한발짝 물러섭니다.


2. 물가 10/10

 배낭여행을 다닐 만한 인프라가 돼있는 나라 중에 인도보다 물가가 저렴한 나라는 없습니다. 정말, 정말 저렴해요. 외국인 차별이 있는 입장료 빼고 다 저렴합니다. 지낼만한 호스텔이 5천원도 안 돼고, 번듯한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3~5천원이면 해결됩니다. 몇백 km를 달리는 기차값이 만원이 안 되는 나라, 릭샤를 타고 한 시간을 가도 만원이 안 되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마날리에선 하루에 2,500원짜리 숙소에서 묵었는데, 따뜻한 물 나오고 있을거 다 있는 숙소였어요. 래프팅 1시간에 17,000원, 패러글라이딩 한번에 3만원 등 물가가 말이 안됩니다. 전 아끼고 다닌 편이어서 1일 체류경비가 2만 2천원이 나왔습니다. 굶고 다니지도 않았고, 액티비티도 하고 싶은건 다 했는데도 이렇습니다. 대신 인도 물가에 적응하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비싸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고아에서 먹었던 2천원짜리 식사.


3. 관광자원 8/10

 땅도 크고, 역사도 길고, 문화적인 다양성도 넘쳐나니 볼게 많은 나라입니다. 지역색이 강해서 각 지방의 특징도 뚜렷하죠. 거기다 아직도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는 입장에선 신기합니다. 요가나 아유르베다 같은 문화유산들도 많아 이국적입니다.

이런건 인도에서밖에 못볼 광경이죠.


 미식여행도 가능해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옛날부터 다양한 향신료를 써왔던 인도 사람들은 향신료를 쓰는데 천재적입니다. 전세계에서 쓰는 향신료를 다 쓰는거 같아요. 괜히 대항해시대의 유럽인들이 향신료를 사러 인도에 온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문제는 거의 모든 음식에 향신료가 빠지지 않습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저는 1주일 걸렸습니다. 또 힌두교 전통 탓에 고기를 쓰지 않는 레스토랑이 많아서 고기 매니아들은 아쉬워합니다.

 자연환경도 다양합니다. 북부는 히말라야 산맥에 맞닿아 있어서 수천 미터 높이의 산과 빙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등 놀게 많습니다. 남부는 인도양과 정글을 볼 수 있고, 서부에는 사막도 있습니다.

마날리에서 본 히말라야 산맥
가장 좋았던 기억 중의 하나인 자이살메르 사막투어

 마지막으로 관광자원이라기엔 뭣하지만,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을 자주 만나서 하루하루가 스펙터클합니다. 시장골목에 코끼리가 돌아다니고, 소하고 말하고 사람하고 차가 같은 도로를 쓰는 등 신기한 일이 많아요. 다니다보면 '인크레더블 인디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매력에 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동물원 아니고 시장바닥입니다...
인도에선 도시 곳곳에 갖가지 동물들이 늘어져있어요.

4. 관광 프렌들리 3/10

 영어는 통하지만 말이 통한다고 여행이 편한건 아닙니다. 인도여행의 가장 힘든 부분이 이거라고 생각해요. 관광객한테 "안녕 친구야. 어디서 왔니?"라고 물어보면 90%는 장사꾼입니다. (언제 봤다고 친구야.) 때로는 온갖 거짓말까지 섞어가면서 바가지를 씌우려고 혈안입니다. 받아야 할 돈을 달라고 하기 전까지 안 준다거나, 차를 탈때는 100이라고 한걸 내릴때는 200이라고 부르는 등 가지가지해요. 좋게 얘기하면 계속 우기다가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야 한발짝 물러섭니다. 이렇다보니 하루종일 경계태세를 하고 화를 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요.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진짜 착한 사람이 다가와도 제가 인상부터 찡그리는게 슬퍼요. 본인 성격이 너무 착해서 고민이라면 충격요법으로 인도에 오시는걸 추천드려요.

 여담이지만 체감상 인도인들은 좋게 말하면 허풍, 나쁘게 말하면 거짓말이 일상적인것 같습니다.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는 시덥잖은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서 이해가 안될 때가 자주 있었어요. 여행오시면 적당히 걸러 들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외국인을 위한 정보센터나 시설이 부족한 등 여행하기가 편하지만은 않아요. 배낭여행 하실거면 고생할 각오는 하고 오셔야 됩니다.

예쁜 기념품을 사시려면 흥정할 각오는 하셔야 돼요.

5. 교통 7/10

 여타 개발도상국에 비하면 낫습니다.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도시 간 이동이 많아서 도시 사이에는 기차와 버스가 자주 있습니다. 다만 도로나 차량 사정이 안 좋고 땅이 넓어서 타는 동안 고생합니다. 교통편이 자주 있어도 사람 수에 비하면 부족해서 자주 매진됩니다. 특히 기차는 1주일 전부터 표가 없는 경우가 허다해요. 예매하는 습관을 기릅시다.

 도시 내 교통은 열악합니다. 버스는 있는데 노선을 검색할 수 없어 관광객이 타기는 어려워요. 델리와 뭄바이를 제외하면 지하철도 없습니다. 그나마 릭샤는 저렴해서 다행인데, 매번 기사랑 흥정하는 실랑이가 피곤해요. 우버나 올라(현지 우버)를 사용합시다.

대중교통은 항상 이 정도는 붐빕니다.




 인도, 쉽진 않지만 그렇다고 도저히 못갈 나라는 아닙니다. 그래도 추천드리진 못하겠습니다. 제 말 듣고 가셨다가 안 맞으면 안되니까요. 무작정 찾아가진 마세요. '타지마할을 꼭 보고 싶다', '현지에서 요가를 배우고 싶다'처럼 여행의 이유를 분명하게 정하셔야 현자타임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없으면 저처럼 고생해요 ^^...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PS. 혹시 여행을 하신다면 앱으로 ixigo Trains(기차 및 버스예매), Ola(현지 우버), booking.com(숙박)를 추천드려요. ixigo는 여행 중에 유일하게 먹통이 안난 예매앱이고, Ola는 우버보다 가격이 조금 저렴합니다. 인터넷 예매하실 때는 비자카드 쓰세요. 마스터카드는 해외발행 카드라고 전부 거절 당했습니다. 숙박앱은 현지앱(OYO)도 써봤는데 배낭여행용 호스텔이 잘 검색되지도 않고, 외국인은 숙박이 불가능한 숙소가 많이 나옵니다. booking.com이 차라리 나아요.

리시케시에서의 인생샷




예고

 매거진 <그리다 세계여행>의 다음 글은 "두바이, 자본주의의 맛"이에요.
 두바이에서 겪은, 충격적인 오일머니의 힘! 그곳에서 느낀 자본주의의 맛을 보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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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출처 생략시 직접 촬영)

1. 썸네일 :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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