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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글 Mar 30. 2024

지름길

결국은 해피엔딩

고민할 것도 많은 요즘, 친구들과 불금에 먹은 솥뚜껑 삼겹살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지? 아니다 먹고 살 정도로 약간 숨통 트일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먹고사는 거지? 나를 자꾸 몰아 붙인다. 그리고 다시 평정심을 찾는다. 일을 할 때 요령을 쓴 적도 없고, 물 들어왔으니 노 젖자라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나는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는 게 좋다. 그림이 잘 그려질 때는 이 맛에 그림을 그리지! 그림이 너무 좋다며, 격한 칭찬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또 그 칭찬을 먹고 나만의 지름길을 찾는다.


지나고 보면 지름길은 없었다. 네이버 쇼핑 메인에서 날 선택해 준 날, 스토어에 올린 지 한 달 된 나의 케이스를 메인으로 띄어 준 순간, 몇 달을 그 케이스 덕분에 먹고살 수 있었다. 광고비 1원도 없이 하루에 5,000명이 나의 스토어에 방문했다. 물론 구매로 이루어지는 것은 몇 퍼센트가 안 됐지만 재료값을 뺀 순수익과 하루 5시간 아르바이트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었다. 그렇게 차곡차곡 리뷰들을  쌓았다. 시간은 흘러 나는 또 이런저런 흐지부지한 도전들을 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고 했지만, 그 최선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했어야 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기 때문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을 몰랐다. 어떻게 하는지 여전히 몰랐다.


시간은 또 흐리고 흘렀다. 언젠가 연예인이 한 번만 내 제품을 써주면 참 좋을 텐데..라고 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어른이된 후, 그림을 그린 지 15년, 브랜드를 만든 지 약 4년 만의 일이다. 주문이 폭주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노를 젓고 싶지 않았다. 그날 퇴근은 차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갔다.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없는 살림에 작업실을 구하고 1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차에 짐을 싣고 전국 마켓에 나갔던 것들이 생각났다. 그 순간을 지나 또 한번의 시간이 흘렀다. 벌써 3년이 지났다. 나는 지금 어떤 길을 찾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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