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해피엔딩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아르바이트의 시급 조정이 아주 해피엔딩으로 끝냈다. 재면담을 했고, 우려와는 다르게 나에게 맞춰주며, 사과까지 받았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면담을 받기 전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그래! 이참에 그냥 관두자! 어차피 어떻게든 먹고살게 되어 있어!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지만 긴장해서인지 손이 차가웠다. 최대한 평소대로 웃으면서 불편한 기색 없이 이야기를 잘 들어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해소하고 싶었던 부분을 전부 말하고, 해결책이 나오니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당연하게 진행되어야 했던 일들이 이토록 나를 긴장시키고, 힘들게 하다니! 직원분들의 조언과 격려로 다양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고, 마치 자기 일처럼 함께 해주니 너무 고맙고 마음이 따뜻했다. 보통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혼자 업무를 보기 때문에 함께할 동료가 없다. 이곳에 오면 이런 걸 느낄 수 있어 계속 오래 다닐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중에서 작년 제일 친해진 직원은 시급 인상에 큰 도움을 줬다. 지겨울 수 있는 나의 이야기들을 군말 없이 들어주고 같이 해결책을 계속 모색했다. 그래서 작지만 순댓국을 대접했다. 눈에서 비로 바뀌는 뭔가 이상한 날씨에 걸맞은 점심 메뉴였다. 김치도 맛있고 배도 든든하니 일하기 아주 좋은 하루였다. 저번에 은비 작가님이 주셨던 포춘쿠키의 점괘가 꽤나 맞았나 보다. 어렵다고 느낀 일을 인내하고 기다리니 결국 웃는 일만 있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 나는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좀처럼 진행이 느린 편이다. 어제 서류를 찾겠다고 작업실을 전쟁통처럼 해놓고 온 게 자꾸 생각난다. 그 정리도 결국은 어렵지 않은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