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농담
세상에, 그는 뻔뻔하게도 그냥 다 농담이라고 했다. 멋쩍은 얼굴로, 분위기를 일별 하다 무턱대고 툭. 상대가 그냥 농담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온통 농담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농담이 되어버린 이야기들은, 끝내는 농담이 되어버리고 마는 삶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농담을 살기 위해 매일을 전쟁처럼 투쟁했나? 고통받을수록 더욱 명확한 농담이 되어 버리는 아이러니는 도대체 누가 발명했나?
농담으로 휘발된 자리에는 거뭇거뭇한 재만 남았다. 나는 그 재를 얼굴에 묻힌 채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은 걱정스럽게 나를 보았다. 내가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곁들여 농담이라고 말하자 그들은 웃기 시작했다. 새까맣게 재만 남은 얼굴로 비로소 우스운 인간이 될 수 있었다. 웃음이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해가 기울자 집으로 가 꼼꼼하게 세수를 했다. 시커먼 진의 따윈 하나 없는 말간 얼굴을 거울에 비추고 나는 그냥 다 농담이었다고 말해 보았다. 하나도 우습지가 않았다. 거기엔 그저, 농담하지 않은 채로 농담만이 되어버린 비루한 삶 하나가 일렁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