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

멀어지는 인연을 굳이 붙잡지 않기로 했습니다

by 두콩아빠

“Our souls are in a continual motion, and never remain in the same state. It is no wonder, then, if our friendships also change their form and complexion with the lapse of time.”

— Charles Cotton, The Essays of Montaigne


“우리의 영혼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결코 같은 상태에 머물지 않습니다.”


한때는 모든 인연이 오래가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멀어지면 내가 부족한 것 같았고,

관계가 식으면 어디선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듯했습니다.


그래서 붙들었습니다.

의무로 만났고,

추억으로 설득했고,

“그래도 오래된 사이니까”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는 것을.


사람은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관심은 옮겨가고,

사유는 깊어지거나 방향을 틀고,

삶의 무게 중심도 달라집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관계만은 그대로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관계의 변화만은 거부합니다.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대화가 겉을 맴돈다는 것을.

만남이 끝난 뒤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가 남는다는 것을.

그때 필요한 것은 애씀이 아니라 인정입니다.


모든 인연이 평생의 동행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인연은 한 시기를 건너는 다리였고,

어떤 우정은 특정한 온도에서만 가능했던 연대였습니다.


그 온도가 식었다고 해서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붙잡지 않는다는 것은

냉정해지는 일이 아니라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일입니다.


잎이 떨어지는 계절에

나무를 흔든다고 봄이 빨리 오지는 않습니다.


멀어지는 인연을 굳이 붙잡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그 시간을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남는 사람은 남습니다.

억지로 묶지 않아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이들은 결국 곁에 머뭅니다.


그리고 비로소

관계는 숫자가 아니라 깊이로 남습니다.


[아리에르 부티크 : 멀어짐을 받아들이는 연습]


죄책감으로 관계를 연장하지 마십시오.

연락이 줄어든 것을 곧바로 책임으로 계산하지 마십시오.

함께했던 시절이 진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추억은 보존하고, 관계는 놓아두십시오.

추억은 마음속에 남겨도 됩니다.

그러나 현재의 공허를 감수하면서까지 과거를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역할을 마친 인연이라면, 조용히 제자리에 두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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