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해볼까요?
나는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늘 ‘왜’를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이해가 안 가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었으며, 마음이 동하지 않아도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
어른이 되고 이유를 붙일 수 없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이유를 물으니 나는 불행해져 갔다.
현재를 보지 못하고 이상에만 젖어있었다.
안 맞는 일이 많고, 책임에 대한 무게는 크기만 한데.
시간을 흘러만 가고 나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욕심은 많아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봤다.
어딜 가나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였는데 그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더더욱 힘을 냈어야 했는데 힘이 다 빠져버렸다.
쓰리잡을 하다가 쓸데없이 번아웃이 왔다.
손과 발이 잘려 몸통만 남은 기분이었다.
깊은 바다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지나간 인연도 많았지만 그것까지 힘들기보다는 모든 인간관계도 다 부질없어졌다.
그래서 숨만 쉬고 2달을 보냈다.
쉰다고 마음이 나아지는 건 아니더라.
나는 그랬다.
가만히 있고 싶고, 그것도 하기 싫고 다 싫어졌었는데 문뜩 생각이 들었다.
지금 죽을 건가?
그럴 건가?
아닌 거면, 살자. 열심히 살자. 이럴 생각도 벅차도록 달리자.
그렇게 나의 달리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