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맨날 비가 올까

바닥에도 지하가 있어

by true

그렇게 오라고 오라고 햇빛을 내려주더니만

구름을 비집고 그렇게 빛을 내보이더니


막상 오니까 비만 내리냐

누가 우는 거냐

왜 계속 우는 거야


늘 혼자가 되고 싶다더니

정말 섬에 왔구나야


나 왜 섬에 왔냐며는

같이 있는데도 혼자보다는

정말 혼자 있을 때 혼자인 건 제법 그럴듯하잖냐

덜 외로운 거지

외롭기가 싫어 혼자로 왔어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다

자꾸 허한 그 공간에 뭐라도 채워 넣어야 해서

뭐라도 욱여넣는 거다

목젖까지 차오른 음식물을 껴안고 자면

나 혼자로도 무거워서 이 침대가 가득 차


단순해지려 한다

A= A 다

A=B 가 아니다


양계장에 있는 닭이 생을 통달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생각이라는 게 하면 할수록 불행하기만 하다

자기 연민에 휩싸이게 된다


눈앞에 놓인 숙제만 하면 된다

인생의 의미든 사명이든 숙명이든 다 필요 없다

그거 다 부질없고 우울만 하다


옆에 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바 아니다

어차피 다 똑같이 생겨 보인다

그냥 알만 낳아주면 된다

앞에 놓인 밥 먹으면 된다

그리고 때가 되면 맛있는 통닭이 되면 정말 통달한 거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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