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땠니
이젠 보고 싶다는 말도 지겨우신가요
꿈에서는 만날 수 있을까
꿈에 나온 날 다시 연락했다면 너는 달랐나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제는 다 그러려니 싶어
너도 가고 너도 가면 그리고 또 너도 가는 거겠지
가고 싶은 건 나라니까 왜 자꾸 별 생각도 없던.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야 되려 너무 잘 알아서 그냥 힘만 빠질 뿐
도대체 왜인지 수많은 시간을 반복하며 이번에도 잘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너에겐 그 수만 번이 다 누적되기만 했었나 봐 지나온 게 아니라
네가 어떻게, 언제, 왜 죽었는지가 궁금도 했다가 금방 사라졌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 이미 너는 없는데.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어. 그거 다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자위행동밖에 안 되는걸.
나는 여기에 있어
언제든 불러줬다면 나는 주저 없이 달려갔을 텐데
너는 그걸 알아서 나를 안 부르고 혼자만 가버렸나
아 하긴 나는 지금도 그 무엇도 할 수 없는걸
나는 왜 이리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를 또 되새김질해
나는 울 때 웃고, 웃으면서 우는 사람이야 그래서 이제 나도 내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 그냥 심장이 녹은 것 같은 고통만 느낌이 나서 괴로워
너도 내가 무섭니
네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모든 관계가 다 무겁고 하나하나가 다 소중해서 미련 가득하다 보니 이젠 그 어떤 관계도 하고 싶지 않아. 두려워 잃어버릴까 봐.
나는 너를 친구 가족 이런 관계가 아닌 그냥 나로 봤던 것 같아
너에게서 나를 봤었어(레즈가 아니라 ㅋㅋ)
그래서 네가 죽은 게 나는 겨우 버티고 있던 마음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이 되어버렸어
나는 네가 다시 다가와주기를 왜 기다리기만 했을까
내가 두려워했던 건 뭘까 너의 우울을 책임질 수 없다는 부담감이었을까 너의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없던 무력감일까 관계의 상실에 대한 박탈이었을까 나는 늘 항상 모든 걸 두고 와버리잖아
중간은 없었잖아 그래서 우리가 그냥저냥 안부 물으며 지내는 걸 못했잖아
나도 너도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우리는 너무 큰 동질감을 느껴버려서 우정이 사랑인지 집착인지 질투인지 뭔지 모르게 지내다가 그냥 버렸잖아 하나와 앨리스처럼
나는 당시에 이제 와서 사과, 안부 같은 게 너에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었어 눈치 없이 망치는 걸까 봐 겁났어.
나와 있으면 너무 우울함에 집중하게 된다고 했던 말도 망설이게 했지.
내가 너를 죽게 내버려 둘까 봐 겁이 났는데
결국 결론은 똑같았겠네. 이제와 이렇게 되고 보니 말이야.
그리고 그보다 나도 너무 잘 지냈으면서 너무나도 화려한 너의 모습이 정말 내 자체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기분이었어. 자격지심과 질투, 배신감, 버려진 기분을 느꼈어.
사실 네가 너무 잘 살고 웃는 얼굴을 보면서 이럴 거면 내 앞에선 왜 그렇게 울었냐고, 그럴 거면 나랑은 왜 다시 잘 못 지내느냐고, 너무 원망스러웠어.
다시 잘 지내는 건 줄 알았고 나아져서 다행이라 여기고 단념했는데.
그러다가 네가 꿈에 나왔고 네가 나한테 잘 지내느냐고, 미안했다고 너답지 않게 사뭇 진지한 문장들로만 가득 보내왔잖아
나는 그 문장들이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가
그날 새벽에 헉헉거리면서 울 때가 마지막 기회였던 건데 너와 대화할 수 있던.
그러곤 네가 죽어버렸지. 정말 죽어버렸어.
눈물도 병신같이 나오다가 웃기다가 숨이 안 쉬어지다가 다시 혼자 쳐 웃고.
내 눈으로 너를 꼭 봐야만겠어서. 믿을 수가 없어서 미리 가서 8시간 전부터 수많은 고인들의 운구이송-입관-화장-화장종료를 수십 번을 보고 드디어 네 차례가 되었을 때 죄인처럼 저 멀리서 숨어서 쳐다만 보고 왔어.
그냥 더 가까이 가볼걸. 끝까지 비겁하게. 참 웃기지 나
나는 사실 아직도 안 믿겨. 일본에는 신분을 세탁해 주고 새 사람으로 살게 해주는 죠하츠 회사도 많다는데 너도 그런 거 아닐까.
너의 비상함이면 가능할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라도 네가 나중에 짜잔 하고 나타나줬으면 해
그럼 나는 왜 이제야 왔느냐고 활짝 웃으면서 야유도 보내고 때리고 꼬집어 버다가 너를 꽉 안고 놓지 않을 거야.
너는 뭐가 그렇게 다 살았다고 궁금해하지도 않고 미련도 없이 떠났니
꼭 다시 만나자. 언제든 보고 싶은 너는 앞으로도 내가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을 거야.
너는 나고 나는 너니까.
어디든 잘 지내고 있어
원래 골골대는 인간이 더 오래 사는 거 알지
그러니까 이번에는 또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줘
그땐 비겁했던 나를 용서해 줘
보고 싶은 사람아 사랑하고 미안하고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