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리는 순간 가슴이 뛰었어요.

나를 뜨겁게 하는 나침반을 따라가는 삶

by 에레모스

1. “와,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제가 사내코치로 활동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고 하셨을 때 가슴이 뛰는 걸 느꼈어요. 와 이거 뭐죠 진짜?”

어제 나의 고객이 되어주신 코치 동기분과 코칭 실습 중 제가 한 질문에 대한 그분의 답변이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고객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강력 질문’을 던질 수 있어 감사하더군요. (이 소재로 글을 써도 되는지 고객께 동의를 구했습니다 ㅎㅎ)


2. 코칭의 장면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가끔, 아니 종종 이런 순간을 맞이합니다. 커피챗을 하다가, 미팅을 하다가, 이거다 싶거나 재미있겠는데? 하며 나도 모르게 눈이 반짝이거나 고개가 상대 쪽으로 기울기도 하고 심장이 미약하게 혹은 아주 거세게 두근두근 할 때 말이죠.


3. 자신에게 한 번 질문해 보세요. 가장 최근에 언제 가슴이 뛰는 경험을 했는지 말이에요. 기억이 나시나요? 저는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최근에는 코칭이 저에게 그런 순간을 많이 선물해 준거 같네요. 사내코치로 선정되어 활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코칭 회사 대표님이 저의 역량을 인정해 주시며 새로운 협업 제안을 하셨을 때에요. 그리고 둘째 딸이 한 번에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순간, 유럽 여행을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을 때 등등. 이렇게 적다 보니 생각보다 많네요.


4. 운이 좋게도 저는 가슴 뛴다고 느낀 순간들이 대부분 ‘현실화’되어 있네요. 즉, 가슴이 뛰는 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붙잡았다는 뜻이 되겠죠. 물론 그중 어떤 것들을 즉시 얻을 수 있었고 어떤 것들은 오랜 시간의 고민과 고뇌 끝에 잡게 된 것이기도 해요.

예를 들면 둘째 딸의 두 발 자전거 타기는 제가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고 얻은 ‘공짜 선물’입니다. 어느 평일 저녁, 이른 퇴근에 가족이 함께 즐겁게 저녁을 먹고 난 후, 저는 “엄마는 달리기 하고 올게” 하고 인사한 후 땀을 뻘뻘 흘리며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어요. 저 멀리 집 앞 공터에서 둘째는 상기된 얼굴로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그 옆에서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넘어질까 긴장한 마음에 대기하고 있는 큰 딸과 남편의 모습을 마주했어요.

이렇게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올해 9월에 가기로 한 유럽여행은 저에게는 결정하는데 무려 10년이 걸린 무겁고도 중요한 녀석입니다. 저에게는 10년 전부터 유럽에 가서 공부를 하거나 살겠다는 저의 대담한(?) 소망 내지는 비전, 목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현실의 저는 일하고 아이 키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은 나머지, 유럽에 가서 일하거나 공부할 준비는 1도 되어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포기할 수도 없었어요. 어쩌면 저 목표는 저에게는 10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기도 했고 나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다 문득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나 유럽에 한 번도 안 가봤잖아. 어떻게 한 번도 가보지도 않은 곳에 가서 살 생각을 했나”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실마리를 찾은 기분이었어요. 유럽에 여행을 가면 되겠다 그런 마음으로 달력 어플을 열었는데 9월 명절부터 10월 휴일까지 황금연휴가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무얼 더 기다릴까, 실행력 좋은 저는 더 큰 고민 없이 남편과 상의한 후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 티켓 4장을 결제했습니다. (유럽에서 살아보고 싶은 나라는 딱 두 곳 독일과 스웨덴이거든요. 왜 이 2곳이냐 물으면 그건 또 한 바닥 써야 할 만큼 긴 이야기라 다른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결제 후 아직 여행 계획은 조금도 진전이 없지만, 9월의 유럽여행은 저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줄 어떤 전환점처럼 느껴져 가슴이 콩닥, 바운스 하게 합니다.


5.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삶에서 가슴 뛰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혹자의 농담처럼 결혼한 부부가 서로를 보며 가슴이 매일 뛰면 심장병에 걸려 죽을 거라고도 하듯, 매일 심장이 두근거리고 뛰면 그건 질환이지 평범함은 아닐 거예요.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는 가슴이 뛰는 걸 걱정하기보다는 가슴 뛸 일이 너무 없거나 설령 가슴이 뛰는 무언가를 발견해도 선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게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6.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큰 걸 해보려 하면, 그 또한 다른 의미로 심장을 너무 두근거리게 하기에 저는 작은 콩닥콩닥부터 시작해 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 불타는 금요일 저녁, 멀리 사시는 엄마와 저는 영상 통화를 나누었어요. 내년에 칠순 잔치를 앞두신 우리 엄마는 본인이 요즘 피아노를 치는 재미에 푹 빠져 매일 1시간씩 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피아노 학원은커녕, 악보 보는 법도 배운 적이 없으실 텐데 지난번 우리 집에서 가져가신 딸이 치던 바이엘 책과 오카리나 악보를 보면 오른손만 치다가, 가끔을 두 손 연습도 하신다면서요. 그 말을 하는 엄마의 얼굴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셨는지 제가 다 기쁘더라고요. 음악을 좋아하시는 우리 아빠를 위해 남편이 친정 집에 가져다준 키보드가 엄마의 심장을 뛰게 하다니, 이거야말로 운명 아닌가요?


- 제 팀원과 하는 면담에서 우리는 종종 이런 대화를 합니다. “H님, 다음 달에 진행해야 하는 회사 킥오프 전일 행사를 우리 팀에서 맡게 되었고 제가 진행하면 되는데 함께 해보는 건 어때요?” 저는 압니다. 우리 H님의 심장은 이미 바운스 하기 시작했다는 걸요. + 요인으로 해보고도 싶고 잘하고도 싶은 마음과 함께 - 요인으로 잘할 수 있을까, 망치면 어떻게 하지까지 모든 감정을 담은 심장 녀석의 정직한 반응 말이죠. H님은 잠시 고민하고 결연한 표정으로 “해볼게요 K님”이라고 저에게 대답해 줍니다. 그럼 저는 웃으며 “좋습니다. 같이 해봐요. 제가 도와줄게요. 많이 배우고 성장하게 될 겁니다.”


예시가 작은 콩닥이 아니라, 엄청 거대한 것일까요? 제가 워낙 무모한 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 당신의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움직여보길 권합니다.


7. 심장이 뛰는 일을 선택하는데 또 도움이 되는 건, 그런 사람 옆에 함께 있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눈빛에 반짝이는 호기심을 가지고 사는 친구, (쇼핑 말고) 뭔가 새로운 일을 ”지르는“ 주변의 동료,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당신을 도와줄 겁니다.


8. 오늘의 저는 토요일 아침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카페에 나와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과 부족하지만 완성되어 가는 내 글을 보며 심장이 기쁘다고 내게 말해주고 있어 살며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오늘의 마무리는 마이너스 손인 제가 아이 클레이 수업에서 혼자 만들어본 슈렉 버전의 라이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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