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집중해야 한다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때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긴장된 상태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해도
목소리가 떨리고, 말끝이 흐려진다.
표정이 굳어지고, 동작은 어색해진다.
필요 이상으로 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내 몸은 통제가 되지 않는다.
청중의 시선이 불편하다.
다들 나를 안쓰럽게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서
원래 준비한 내용을 다 말하지 못하고 짧게 마치게 된다.
발표가 끝나면 그저 후련하다는 마음뿐이다.
유명한 사람들도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을 한다지만
나처럼 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 발치 물러나 보면 별 일도 아닌데
이런 일에 긴장하는 내가 한심해서 자괴감이 든다.
능숙하게 발표하면서 슬쩍 농담도 던지는 사람들이 세상 부럽다.
이상은 발표와 관련된 나의 경험담이다.
특히 내가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보다 꿀린다고 생각했을 때
불안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이런 내가 더 많은 발표 경험을 쌓기 위해
스피치 학원을 찾은 건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발표 기회를 갖는다는 건
곧 불편한 상황과 마주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점점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발표할 때마다 긴장하는 건 여전하고,
스피치 학원에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내 상태를 관찰하려고 한다.
긴장하면 긴장한 대로
편안하면 편안한 대로
나를 바라보고, 알아차린다.
그대로의 나와 직면한다.
내가 수업에서 배운 중요한 사실은
불안을 완화하려면 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안이 올라왔을 때
이런저런 생각들에 휩싸이게 되면
그 불안은 더 커지게 된다.
마인드컨트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의 뇌가 발표를 불안한 상황으로 인식해서
그 불안이 몸의 변화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호흡과 그라운딩에 집중해야 한다.
몸에 집중하면 생각이 떨어진다.
몸에 집중해야 생각이 떨어진다.
불안에 대해서는 개의치 말고
현재의 나를 관찰한다.
아직도 발표는 내게 달가운 일은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말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가 앞에서 어떤 꼴(?)을 당해도 별로 낙심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떠는 것도 지겹다는 생각도 든다.
이것도 훈련의 일종이기 때문에
계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할 뿐
나는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
한 번은 강의실에 앉아있는 내가 어딘가 뒤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변화하려는 나 자신과 수강생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