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by 김하종

꽃은 예쁘게 피었는데

우리는 그 아래서 계절이 조금 빨라졌다는 걸

모르는 척 함께 웃고 있었다.




달력에는 아직

몇 장의 망설임이 남아 있었는데

현관 손잡이에는

겨울 외투가 걸려 있었고

가지들은 먼저 환해졌다


우리는 그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앉아

편의점 김밥의 비닐을 벗기고

얼음이 거의 녹은 커피를 돌려 마셨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떨어지는 꽃잎을

손등으로 받아 보려 했고

누군가는 웃다가

목덜미의 땀을 닦았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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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기후정의 활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 곳곳에 아프고 힘들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사랑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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