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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Nov 04. 2022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에 대처하는 방법

어렵지만 나아질 거야


사람을 만나다 보면 가끔 후회가 되는 일들이 생긴다


얼마 전 둘이서만 만난 적은 많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고 더 친해지고 싶은 친구를 만났다.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다 어느 시점에 할 말이 똑 떨어졌다.

남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그 부작용인지 오히려 친구가 알지도 못하는 내 지인들의 칭찬인지 자랑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말들을 했다.(대체 왜 그랬을까 생각의 꼬리를 따라가다 보니 내가 요즘 틈틈이 스스로를 보잘것없다고 여겨서 내 얘기를 할 게 없고 굳이 다른 사람 자랑을 한 것 같기도 하다ㅠㅠ)


과하게 술을 마시고,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을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친구가 들었을 때 썩 기분이 좋지 않을 만한 대화도 툭툭 던진 것 같다.


만취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다음날 내가 한 말들을 되짚어보며 이불을 뻥뻥 찼다.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뭐 그럴 수도 있지!

다른 친한 친구들을 만나면 후회할 일이 없는 날이 대부분인데 내가 왜 그랬지

정녕 우리가 친구고 친해질 인연이라면 내 못난 부분을 이해해주겠지


난 왜 이렇게 인간관계에서 뚝딱거릴까


자괴감에 빠졌다.


혼자서 일을 할 때나 일상에서 나는 한 일에 후회하고 자책하기보다는, 대책을 세우고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혹시나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그 당시 나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기 때문에 웬만하면 후회를 안 한다.


하지만 내가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욕심이 생기나 보다.

욕심이 생기니까 무리해서 잘하고 싶고, 더 솔직하지 못하고, 뚝딱거리고, 후회할 일들이 생긴다. (아님 어쩜 그냥 내가 많이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단순히 상대와 성격이 안 맞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마음과는 반대로 행동한 일들을 복기하고 후회한다.


좀 더 내 감정에 솔직하고, 타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배려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아니라,


때로는 우울하고 분노와 질투와 욕심이 많고 다소 충동적이고 놀리기를 좋아하고 세심치 못해서 상처를 줄 때가 많지만,


사랑이 많고 대체로 밝고 긍정적이고 상대를 웃게 해 주고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싶어서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후회하는 것 자체에서 개선의 여지가 충분한,


지극히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여야겠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자학하며 스스로를 더 깎아내리고 포기하기보다는,


그냥 지금의 나를,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서 나의 감정을 최대한 솔직하고 담백하고 심플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표현하기를,


앞으로 있을 소중한 인간관계들에서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 이렇게 대범한 척하지만 여전히 소심한 나는 앞으로도 종종 방구석에서 이불에 빵꾸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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