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우버 및 차량 사고 시 외국인으로서의 현명한 해결책
나는 미국에서 친구와 서부 여행을 할 때 우버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우리의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기차역으로 가다 사고를 겪었다.
후유증으로 친구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물리치료를 다녔고, 나는 딱히 치료는 받지 않았지만 아직도 가끔 불편함을 느낀다.
등등의 이유로 우리는 한국에서보다 덜 용감하게 상황을 해결해야 했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지만 처음 사고를 겪는 한국인이라면 아마도 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렇게 간단하지만 간단하지만은 않은 미국에서의 사고 해결법, 그리고 한계점들을 말해보려 한다.
현장 사진을 찍어둔다. 사고 시 있었던 일은 반드시 모두 기억한다. 어느 거리였는지, 가해 차량이나 피해 차량이 속도를 얼마나 냈는지, 운전자들이 신호를 잘 지켰는지, 신호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는지, 내가 안전벨트를 맸는지(뒷자리여도 메지 않았으면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 안전벨트 꼭 매세요.) 등. 나중에 보험사에서 구체적으로 당신을 인터뷰할 수 있다. 웬만하면 그들이 본인과 이야기를 원하기 전에 변호사를 고용해 변호사를 통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사고가 나면 경찰이 와서 폴리스 리포트라는 것을 받아가는 데 반드시 자리에 남아 해당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 기록을 남기도록 한다. 나중에 경찰서에 전화해서 추가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현장에 남아있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의 번호판, 그들의 운전면허증과 보험사 및 연락처 모두 받아둔다. 만약 가해 차량이 리스 차량이거나 회사 차량이라면 해당 회사의 정보까지 모두 알아둔다.
우버 차량이라면 우버 사에도 연락한다. 우버나 리프트 앱에 들어가면 사고가 나서 클레임을 하는 섹션이 있다. 아마 많은 사고가 나기 때문인 것 같다.ㅠㅠ 독립적으로 계약을 한 우버 차량이라면 우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우버에서 백만 불 이내의 이내의 손해에 대해서는 커버가 가능하다고 하니(하지만 차량에 대한 손해는 1000불 이내만 커버가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미국에는 워낙 다양한 보험사가 있고 저마다의 법이 다양하고 복잡하니 변호사와 이야기해 보거나 상황에 따라 잘 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및 가해차량의 보험사에 모두 연락해서 클레임 넘버를 받아둔다.
구글에 'car accident lawyer in 지역 이름'이라고 치면 유명한 변호사가 나온다. 미국은 주마다 교통사고 법을 포함한 모든 법이 제각각이므로 해당 지역의 변호사와 연락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도 우버 사 와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해당 지역의 유명한 로펌 두 군데에 연락하자 모든 정답이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왔다. 가해 차량의 보험사에 연락해 클레임 넘버를 받고, 변호사와 연락해서 계약을 하는 것도 가능(옵션인 것 같다)하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 전에 보험사와 변호사와 상담을 거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며 보험사의 클레임 넘버를 병원 측에 넘겨야 했다.
필요한 치료비는 상대방의 보험 클레임 넘버로 달아두기. 다만 그 과정에서 나중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청구되지 않도록 변호사 및 보험사와 지속적으로 연락해 컨펌받기. 꾸준히 치료를 받아 누적을 쌓아야 한다. 클레임 넘버를 병원에 넘기지 않고 급한 치료를 내 돈으로 해결했다면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필요한 기록들을 쌓아두었다가 치료가 마치는 시점에 한꺼번에 보상받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외국에서 난 사고에 대처하기에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통역이 가능한 변호사나 보험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와서도 계속 치료를 받으며 미국과 지속적으로 연락해야 하고, 혹은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을 때 참석이 어려우면 보상을 받지 못하고 흐지부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 보험도 가해자가 있는 사고는 보상해주지 않을 수 있으니 본인의 여행자 보험을 잘 체크해 볼 것.
심지어 우버 사의 문제가 있어도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우버 사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변호사를 통하거나 우버가 아닌 상대 차량에 책임이 있다면 그쪽의 보험사와 해결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나는 외국에서 변호사를 고용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변호사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변호사는 보험사에서 나온 보상금의 일부를 가지는 방식으로 케이스를 진행한다. 다만 우버의 경우 대기업이다 보니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보험사를 고용해 최대한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케이스를 잘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위와 같은 한계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부디 미국 내 예상치 못한 사고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