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실패했지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 2주 전에 엄청 심한 편도선염에 걸렸습니다. 수액을 맞고 학교도 며칠 나가지도 못했으며, 거의 병원에서 수액을 맞았습니다.
1주일 쉰 후에 겨우 컨디션이 돌아왔지만, 수능 보기 2주 전 1주일 이상을 쉰 결과 다시 예전 실력으로 돌아오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최소한 인 서울 들어갈 정도의 실력이었지만(평균 3등급 정도는 나왔음) 1.5등급 이상 떨어져서 4.5등급이 나왔습니다. 수능은 완전히 망쳤고, 하향 지원을 했지만, 모든 학교에 다 떨어졌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 속에서 볼 때, 완벽하게 실패한 학생이었습니다.
집에서 부모님은 재수는 안 된다고 하셨기 때문에,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는 누나의 추천으로 독학사라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2년 동안 공부해서 학사학위 받고, 학사편입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독학사에서 2년의 과정을 거치면 1, 2, 3 단계를 패스할 수 있고, 4단계인 마지막 국가고시 시험만 합격하면 학사학위를 받는 것입니다. 또한, 독학사는 학사편입을 목적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었기 때문에 편입영어 수업도 전공 과목(영어 수업)으로 학교 수업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고민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재수는 안 된다고 하셨고, 취업을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독학사를 다니기로 마음먹었고, 열심히 공부해서 제가 갈 수 있었던 인 서울 학교보다 더 좋은 학교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년’이라는 갑자기 군대 기간이 떠오르네요. 어떻게 보면 짧을 수도 있지만, 엄청 긴 세월을 고3 수험생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수험 생활을 자발적이며(재수는 못 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비자발적(부모님이 독학사는 허락하셨음)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독학사라는 곳은 총신대학교 소속에 독학사 칼리지였습니다.(현재는 서울교대 소속으로 변경되었고 장소도 서울교대로 옮겨졌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독학사칼리지라는 곳은 학점은행제와 비슷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점은행제는 수업을 듣고 학점을 얻는 방식이라면, 독학사는 독학으로 학점을 취득하고, 검정고시와 비슷한 시험(원래 대로라면 1, 2, 3, 4 단계의 시험을 통과해야)을 통해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학교 커리큘럼과 제가 공부했던 루틴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