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19)
하루를 할애해서 치앙라이에 갈 만 한가요?
네! 완전히요.
치앙라이에 가는 방법은 다음으로 압축된다.
1. 차 렌트
2. 기사 렌트
3. 투어 상품 이용(현지 여행사)
4. 투어 상품 이용(마이리얼트립, 클룩 등 온라인)
원래 같이 여행할 두 명의 일행이 더 있던 상황에서는 1,2를 고민하다가 2를 택했었다. 치앙라이의 주요 사원에다 고산지대 양떼 목장 카페에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두 명의 일행이 못 가게 되는 사정이 생기면서 4번을 택하게 되었다. 3, 4 중에서는 4번이 약간 더 저렴했고 전부 한국인만 있는 투어 그룹에 분류되었다.
치앙라이 투어 상품 중에서 blue temple, white temple이라고 불리는 곳은 꼭 가고 싶었고, red temple과 black museum은 둘 중 한 곳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냥 후자가 포함된 투어를 선택했다. 그리고 목이 긴 카렌족 마을 300바트 옵션으로 선택 관광처럼 많이 구성되어 있는데 가고 싶어서 롱넥빌리지가 포함되어 있는 투어를 선택했다. 그렇게 2인 10만 몇 천 원에 투어를 예약하였다. 사람이 3-4명이면 프라이빗 투어가 저렴하고 유동성이 있고, 도로가 잘되어 있어 렌트도 괜찮아 보인다. 미얀마, 라오스가 같이 보이는 국경마을도 가는 것 같던데 굳이 끌리지는 않았다.
치앙라이에 하루 있기는 아쉽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시간이 많으면 여러 날 묶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투어로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같이 움직이고 왕복 7시간 정도를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게 너무 괴롭고 피곤하다. 각 사원 별로 찍먹 코스로 사진만 찍는 관광이다. 그래도 시간을 꽤 많이 줘서 충분히 사진을 찍고 카페에 앉아서 쉬고 기념품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
예술과 지역 경제의 공생
태국의 현대 건축가들이 만든 사원투어인데 도로를 통제라는 고깔도 재치 있게 해골로 해 놓았다. 그 기괴함이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들을 떠오르게 한다. 치앙라이에 갈 가치가 있냐고 묻는 질문에 시간이 있으면 이왕이면 가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갔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멀리서 볼 때의 색감, 그리고 가까이 갔을 때의 디테일들이 기괴하게 특이하며 예쁘고,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내기 재미있는 장소다. 신기하고 재밌고 위대하다. 건축가들의 재치 있는 건축물들로 3시간 넘게 차를 타고 관광객들이 치앙라이로 쏟아져 들어온다. 관광업, 지역 경제를 살린다. 예술의 힘!
블루 템플 역시 구경하기에 재미 있고 예쁘다. 색감이 신비롭고 문양들은 다채롭고 발랄하며 건축물은 웅장하다. 해가 뜰 때는 쨍해서 사진 찍기에 좋다. 화이트 템플과 블루 템플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옷을 준비해 온 관광객들이 꽤 많다. 화이트, 블루 템플에서는 무슨 색 옷을 입어야 사진이 잘 나올까? 전통의상이나 쨍한 색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화이트 템플에서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도 꽤 보였는데 음.. 같은 하얀색이라 서로가 묻히는 것 같아 잘 모르겠다.
특히 가이드의 설명으로 먹어 본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다. 버터플라이티로 색을 낸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찹쌀밥의 조화는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맛있다. 찹쌀밥과 땅콩이 신의 한 수다! 이걸 다시 먹으러 치앙라이에 와도 될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치앙마이에서도 코코넛 스티키 라이스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안 오다가 블랙 뮤지엄 근처에서 비가 왔다. 카페에 들어가 치앙라이 원두 향을 맡아보고 샀는데 350바트로 꽤 비쌌다. 향은 두 종류 있는데 너티하고 풍부한 게 되게 좋다. 1000-1300미터 고산지대에서 생산된 치앙라이 원두로 카라멜, 바일라, 너티, 밀크 초콜릿 향이라고 쓰여있다. 그룹 투어 중이라 주변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카페는 없는데 현지에서 사는 치앙라이 원두는 귀하게 느껴져 치앙마이 시내에서 살 수 있는 스페셜티 원두보다도 100바트가 비쌌지만 결국 샀다. 장소의 특별함을 같이 구매하는 값이다.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 향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