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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하다 Aug 10. 2020

그렇게 백수가 된다

이 시국에 회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2020.07.27 제가 정식으로 백수가 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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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남들은 회사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마당에 퇴사라니... 거기다 이직도 아니고 대책 없이 회사 밖을 나왔다고? 여러 가지로 걱정해주시는 (걱정이라 믿겠습니다) 분들이 많았지만, . 아무 대책 없이, 알래스카 마냥 찬바람 휭휭 부는 회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퇴사자에겐 필수라는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배경 화면도 드디어 해봤습니다.


퇴사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참 어렵습니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벌써 3번째 퇴사인데도 퇴사의 ㅌ자도 꺼내기 힘들더군요.


퇴사를 확정하고 나선 하루라도 빨리 회사 밖을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회사 밖은 상상 이상으로 살얼음판이었습니다. (퇴사 전엔 딱 한 달만 놀자! 심정이었지만,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어요)


꼭 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함으로써 살아있음을 느끼는 편이라 회사 다닐 때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편엔 불안함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사실 저는 글을 읽고 싶어 퇴사를 했습니다.


콘텐츠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반대가 끌리는 이유는 뭘까요.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를 매일 만들다 보니, 텍스트가 그리워졌습니다. 조금 더 깊은 호흡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지더군요. 콘텐츠 시장에서 텍스트가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겠지요.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 아니겠습니까? 콘텐츠를 애정 하는 마음만 한 가득 안고 당분간 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회사 다닐 땐 제대로 즐기기 못했던 수많은 텍스트 속에 묻혀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벌써 8월이네요.


사실 많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의 불안은 한낱 먼지만큼도 못한 것이라 조금은 위로를 해보며(?) 내면을 성장시키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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