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맥주도 별로 안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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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맥주보다 소주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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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배부르고, 많이 마시기가 힘들다. 꼭 많이 마셔야 하나? 하면, 그런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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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서 벌렁 누워 자고 싶은데, 맥주는 그러기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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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최근에 내가 탄산음료를 참 안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글보글거리면서 목을 넘어가는 느낌이 별로다. 어쩌면 맥주도 그런 맥락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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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치킨 먹을 땐 소주보다 맥주를 선택하긴 하지만. 치맥은 진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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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참 싫어하는 게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맥주를 마실 때 혼자서 소주를 마시겠다고 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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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없어 보이긴 싫거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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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마시기 맛이 없기도 하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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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도 실은 사람들이 다 그렇게 먹으니깐 그렇게 먹는 거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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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싫어해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그걸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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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뭘 좋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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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좋다. 미우면 밉다고 말하는 사람이 좋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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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사실 나를 좋아해서 할 수 있는 말이란 생각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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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 것들이 모여서. 니가 나를 좋아한다는 게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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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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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무겁다고 느끼는 거는 너의 삶이 아니라, 나의 삶이구나. 나의 삶이 무거운거구나. 내가 미워하고 있는 건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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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를 싫어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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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참 싫어.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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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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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나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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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 얘기하다가 뭐하는 거냐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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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고 싶은 말 하는 거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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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것을 말해보는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