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5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 철도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말이 끄는 마차를 타던 사람들 눈에는 철도 속도란 것이 대단하게 보였겠죠. 아무리 우수한 명마 몇 마리가 끄는 마차도 열차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눈 깜짝할 사이’라는 말처럼 눈앞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속도는 놀라움 그 자체였을 겁니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속도를 가진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긴 겁니다. 당시 영국의사협회는 국민에게 아래와 같은 권고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할 정도니까요.
"마차에 비해 철도 열차는 너무 빨라서 구토나 메스꺼움,
정신병까지 유발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기차를 타지 말 것"
구토와 메스꺼움은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지만 정신병이라니요! 정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성명서 내용입니다. 산업 발전에 따라 교통수단도 크게 변하는데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300km/h 가까운 속도의 KTX로 서울과 부산을 2시간여 만에 왔다 갔다 하는 최첨단 시대, 당시 성명서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뭔가 새롭고 놀라운 상황에 직면하면 영국의사협회의 발표처럼 다소 주춤거릴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변하기 싫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 변화가 막지 못할 주된 흐름이라면 바뀌어야 합니다. 구토가 나고 메스꺼울 수 있지만 그 변화에 몸을 맞춰야 하는 것이죠.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조금 생소한 단어로 들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입니다. 기업이나 조직 입장에서 변화란 새 기술을 도입하거나, 지금까지의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첫걸음을 내딛는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내부 조직을 뜯어고치며 또 다른 생기와 긴장감을 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 “변화가 필수다, 변화하지 않으면 망한다.”라는 주장을 늘 하고 있지만, 비참하게 실패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기업이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너무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지만 휴대폰 사업의 제왕이었던 노키아(Nokia)가 스마트폰이라는 변화에 제때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예시는 유명한 이야깁니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페이스북보다 훨씬 오래전에 그와 비슷한 개념으로 서비스했던 싸이월드. 한창때는 하루에 도토리라는 사이버머니가 2억 원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싸이월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노키아나 싸이월드가 아니어도 철도가 등장했는데 마차에서 내리지 않으려는 1825년 시대상이 겹쳐져 보이는 사례는 세상에 많습니다.
새 구두를 신으면 발뒤꿈치가 까지고 새 옷을 입으면 어색해서 서걱거리게 마련이죠. 새로운 직장과 새로운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적응할 수 없어 마치 마차에서 전차로 갈아탄 어리둥절함이 생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변하라는 말만으로 쉽게 변하는 건 아니죠. 머릿속에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으로 행동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그간의 습성과 습관이란 게 그만큼 무서우니까요. 하지만, 그럴 때가 오면 일단 변하긴 해야 합니다. 멈추지 말고 변해야 합니다. 느린 것을 걱정하지 말고 변화 없이 멈추는 것을 걱정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답니다.
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천재도 아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이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이다. 변화(Change)의 g를 c로 바꿔보라. 기회(Chance)가 되지 않는가? 변화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