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때엔 #10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소통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모바일 메신저일 겁니다. 간편하게 메시지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쉽게 보낼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 외에도 재미있는 게 바로 '프로필' 기능입니다. 친구로 등록된 다른 사용자들의 프로필을 보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죠. 모바일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은 대부분 본인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 중 가장 잘 나왔거나 독특하게 표현한 이미지를 올립니다. 지금껏 프로필 사진에 본인 실물보다 훨씬 못 생기게 나온 사진을 올리는 사람은 거의 못 봤습니다. 그만큼 사람에게 프로필이란 중요한 거겠죠. 프로필이란 단어의 어원이 ‘실제보다 더 돋보이게 한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는 건 모르셨죠?
프로필(Profile)이란 말은 이탈리아어 ‘윤곽을 그린다’는 뜻에서 어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윤곽은 사람의 정면 얼굴보다는 측면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고대에는 측면만을 그리는 미술 장르가 있었습니다. 이를 ‘프로필’이라고 불렀답니다. 다시 말해 실제 그 사람보다 조금은 더 돋보이게 하는 게 프로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프로필 좀 보내봐."라는 요청을 받으면 나의 실제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꾸며 보내게 되는 겁니다. 어원 유래에 벌써 이런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요즘 결혼이 어렵다 보니 결혼 소개업체를 통한 만남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방대한 데이터와 축적된 노하우로 만남을 주선하다 보니 사람들의 기대심리도 높아졌죠. 어느 결혼 소개업체 매니저와 의뢰인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입니다. 어떤 사람을 원하고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위함이죠. 결혼에 적합한 상대방들의 리스트가 적힌 서류를 보며 매니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재밌지 않으세요? 저는 이 짧은 이야기를 듣고 피식 나오는 웃음에 몇 번이나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 결혼하고 싶은 상대방 조건은 엄청나게 따지게 됩니다. 나이가 몇인지, 집과 차는 있는지,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등. 그러나 정작 결혼하려는 내 조건은 그리 따지지 않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조건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이루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상태나 요소’라고 나옵니다. 조건이라는 것은 뭔가를 이루던, 이루지 못하던 그 결과에 큰 역할을 하게 되죠. 그만큼 조건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조건을 너무 따지다 보면 일이 안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상대 조건을 조목조목 따질지, 내 조건을 하나하나 개선할지는 어디까지나 내 몫이겠죠.
영어나 개발코딩 공부할 때, 이프(if)로 시작하는 조건 구문을 배우곤 합니다. 그 조건 구문의 결과값이 달라지려면 이프(if)로 시작하는 조건이 먼저 달라져야 합니다. 앞 구절이 먼저 변해야만 뒷 구절의 결과가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if 내가 바뀌어야 then 다른 이도 바뀝니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톨스토이(Leo Tolstoy)는 말했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상대를 바꾸고 싶으면 나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가 봅니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최소한 내 마음이라도 먼저 바꿔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이치입니다. 내 프로필을 돋보이게 하려면 내 실제 모습과 마음을 돋보이게끔 바꿔 나가야 하는 거겠죠.
# 조직생활하다보면 프로필이 정확히 평가되고 차이가 납니다
# 내가 나를 판단하는 내 프로필 VS 남이 겪어보고 생각하는 내 프로필
과연 뭐가 더 정확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