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아미 Feb 21. 2022

2020/12/04

벌써 1년

 너의 첫 생일을 기념해 양가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했어. 네 엄마가 업체에 돌상을 주문했는데 명주 실타래만큼은 새것으로 따로 구입했대. 재이 니가 다른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 엄마의 1 지망과는 달리 너는 돌잡이에서 축구공을 잡았거든. 업체에서 나와 진행을 돕던 남자가 "손흥민 선수 같은 남자 친구를 사귀겠네요."라는 말을 해서 다들 화가 났었어. 여자아이가 축구선수가 될 수도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잖아. 게다가 여자는 돈 많이 버는 능력 있는 남자의 애인이 된다면 충분히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는 여성 혐오적 시선도 포함한 말이지. 니가 손흥민 선수가 되면 왜 안 돼? 그리고 성별을 맞춰 예시를 든다면 지소연 선수가 되어야지.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모가 업체에 항의글 남겼으니까 걱정 말고. 너는 원하는 사람을 롤모델로 삼으면 돼. 니가 롤모델 자체가 되어도 좋겠지.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어. 너는 니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면 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2020/11/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