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JOO Feb 28. 2023

ChatGPT가 가져올 IT 전망

LLM의 작동 원리와 AGI 서비스

ChatGPT가 쏘아 올린 공으로 여러 관점의 해석과 시장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5년간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로서(최근 10년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내 관심사는 늘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app)이었다. 웹과 모바일 그리고 HTTP와 AJAX, 모바일 OS, 앱스토어, API/SDK 등 모든 기술들이 주목받고 나면 결국 이들 기술을 조합해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Winner가 되었다. 웹에서의 구글과 네이버 그리고 아마존과 싸이월드, 네이트온처럼.. 모바일에서의 유투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카카오톡, 카카오T, 당근마켓, 배달의민족처럼..


아무튼, ChatGPT가 뜨겁게 만든 IT 시장도 궁극적으로 이런 기술들을 이용해 기존과 차별화된 어떤 서비스가 앞으로 주목받을지가 내 관심사다. 난 그런 새로운 LLM 시대를 AGI(인간이 할 수 있는 지적인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인공 지능)라고 칭하고, 향후 AGI에 걸맞는 킬러앱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AGI 킬러앱을 예측하려면 LLM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LLM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LLM의 구축과 개발에는 어마어마한 인프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껏 두 손가락을 꼽을 수 있는 빅테크 기업들만이 만들 것이고, 그런 LLM도 서로 경쟁하며 범용적인 LLM은 기껏 3~4개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수의 LLM을 이용해 AGI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AGI 서비스들이 어떤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을까? 같은 LLM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결국 어떻게 미세조정(fine tuning) 하느냐에 따라 실제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품질은 달라진다. 또한, 그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 서비스 개선에 어떻게 적용했느냐에 따라서도 품질은 달라진다. 그리고, LLM은 같아도 서비스 사용에 필요한 차별화된 데이터를 어떻게 정제해서 LLM에 얹혀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경쟁 차별화가 달라지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같은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뼈대와 외형을 갖추었느냐에 따라 최종 산출물은 완전 달라진다. 검색엔진도 어떤 콘텐츠를 기반으로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것처럼, LLM 역시 모델 자체의 알고리즘 성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서 어떤 서비스를 구현하느냐에 따라서 narrow한 서비스가 되느냐. 범용적 킬러앱이 되느냐가 달라질 것이다.


또, 일부 기업은 범용 LLM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Vertical LLM을 구축해서 완결적인 AGI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경쟁 차별화를 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1. 기존에 우리가 이미 사용하던 웹/앱에 LLM을 적용해 편의성을 증대

2. 새로운 AGI 서비스를 범용 LLM으로 개발

3. 독자적인 LLM을 통해 AGI 킬러앱을 개발


2~3번이 관심사. 과연 무슨 서비스가 나올 수 있고. 그런 서비스가 나올 때 핵심 경쟁력, 기술 역량은 무엇일까. 일례를 들어, 여행이나 패션, 음식, 교통 등의 vertical 서비스에는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이 침투하지 못할 독자적 경쟁력으로 사용자 경험과 편의를 제공해 진입장벽을 높인다. 포탈의 검색으로는 감히 쉽게 찾을 수 없는 숙박 정보나 맞춤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쌓은 데이터와 효율적인 추천 엔진으로 그런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LLM 덕분에 이런 vertical 서비스 사업자의 경쟁력이 해체될 수 있다. LLM이 이런 복잡하고 저 깊게 쌓인 데이터를 헤집고 들어가 인수분해하여 사용자 입맛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10일에 베트남으로 4박5일 150만원에 3인 가족 여행을 가는데, 갑각류가 맛있는 해산물 레스토랑과 5살 아이가 있으니 위험하지 않은 물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킹베드 조용한 호텔로 여행 추천을 해줘"라는 주문에 LLM이 시원스러운 답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LLM 이전에는 검색 기술을 갖춘 빅테크 기업보다는 노가다로 DB를 깨알같이 주물럭거리고 사용자들 평가를 반영해 운영력으로 해결하던 vertical 사업자들이 더 빛을 낼 수 있었다. AGI 시대에는 바로 LLM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그렇다면 Vertical 사업자들은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할까? LLM의 소유와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해서 LLM을 소유한 빅테크 기업이 그런 Vertical에 직접 참여한다면 게임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LLM을 적극 도입해서 서비스를 펼치자니 LLM 사용 대가를 지불하는 비용의 부담이 커서 마진이 작아질 것이다.


결국, Vertical 영역에서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정제된 최신 Data를 보유하고 있어야 그 Data의 경쟁력으로 LLM에 그 Data를 팔든, 그 Data로 더 부가가치 높은 고품질의 서비스나 고가의 상품을 더해 LLM 비용보다 더 비싼 BM 혁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저비용의 뾰쪽한 LLM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LLM 개발에 상당한 비용 투자가 필요하지만 1년이 지난 후에는 항공모함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전함이나 쾌속정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개발이 가능할테니..


의료, 법률, 부동산, 금융... 여러 영역에서도 LLM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그런 영역을 LLM을 가진 빅테크 기업이 지배하느냐, 여전히 레거시 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 비즈니스의 기회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돈 많고 꿈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야 넓게 파면서 노다지를 찾아나설 수 있겠지만, 각 분야별 작은 기업들이야(전통기업 포함) 그럴 여유나 역량이 없어 어디를 깊게 팔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다른 기업이 범접할 수 없는 Data(사용자의 prompt에 right answer를 해줄 수 있는 양질의 최신 Data)를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작가의 챗GPT가 가져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개인 이용팁과 기업의 활용 방안에 대한 강연

https://www.udemy.com/course/chatgpt-it-jihyunkim
작가의 이전글 웹3와 메타버스 그리고 ChatGP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